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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화

“널 본 지 너무 오래돼서 만나러 왔어. 그런데 이런 장면을 보게 될 줄은 몰랐지...” 박지훈을 바라보는 배가은은 눈에 믿기지 않는다는 흔적이 스쳤다. 박지훈은 냉담하면서도 무심한 어조로 말했다. “앞으로 별일 없으면 여기 오지 마.” “무슨 뜻이야?” 배가은의 눈가에는 슬픔이 서려 있었다. “그 여자 때문에 우리가 그동안 쌓아온 우정까지 끊으려는 거야? 한 여자를 위해 이 정도까지 한다고? 정말 대단하네!” “내 여자친구가 너 때문에 오해하는 건 보고 싶지 않아. 게다가 나와 너는 원래 그냥 친구일 뿐이야, 자주 와서 나를 볼 필요 없어.” 박지훈은 눈썹을 살짝 올리더니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였다. “여자친구?” 배가은의 눈에 놀라움이 점점 더 짙게 서렸다. “이제야 성유리가 네 여자라는 걸 인정한 거야? 전에는 어떻게든 인정하지 않으려 하더니, 왜 지금 갑자기 인정하는 건데?” “전에는 정확히 사귀는 사이가 아니었지만 지금은 확실히 사귀는 사이야, 그래서 숨길 필요 없어...” 박지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배가은이 소리를 치며 그의 말을 잘랐다. “박지훈! 성유리는 네 조카며느리였던 사람이야! 다른 사람은 몰라도 성유리는 절대 안 돼!” 담배 한 모금 빨아들인 후 연기를 내뿜은 박지훈은 지극히 잘생긴 얼굴에 연기가 스치며 평소보다 더 차가워 보였다. “난 그런 거 한 번도 신경 쓴 적 없어, 너도 알잖아...”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박지훈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난 그런 거, 전혀 신경 안 써.” “미쳤어! 너 정말 미쳤어!” 배가은이 갑자기 목소리를 높여 외쳤다. “나중에 두 사람 정말로 결혼한다면 박진우가 성유리를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 알아? 작은어머니라고!” “거참 재미있겠네.” 박지훈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갑자기 냉랭하게 웃었다. “전처가 작은어머니가 된다니, 아마 그놈은 꿈에서도 화나서 깰 거야. 그게 바로 내가 보고 싶은 것이기도 하지...” “너 정말 미쳤어!” 갑자기 한 걸음 물러선 배가은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충격이 서려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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