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7화

성유리의 목소리에 선두에 선 남자가 갑자기 손에 들고 있던 라이터에 불을 붙여 바닥에 던지려 했다. 보아하니 이 사람들은 확실히 성유리의 가게에 방화를 할 셈이었다. 성유리는 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그때 한 사람이 재빨리 달려와 알코올을 뿌린 위치에 라이터를 던지려는 듯했다. 다급한 상황이라 성유리는 바로 달려가 상대의 앞을 막아섰다. “내 앞에서 감히 방화를 하다니!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 봐!” 자기 앞길을 막는 성유리의 모습에 남자는 살짝 당황했다. 성유리는 재빨리 손을 뻗어 상대의 라이터를 빼앗으려 했지만 그녀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는 남자는 성유리와 함께 몇 바퀴를 빙빙 돌더니 마지막에는 뒤에 있던 두 사람에게 그녀를 붙잡으라고 명령했다. 그러자 두 남자가 재빨리 달려와 성유리의 사지를 묶으려 했다. 하지만 반응이 빠른 성유리는 발로 그들의 급소를 걷어찼다. “악...” “악...” 두 차례의 비명이 연속적으로 고막을 찔렀다. 이내 두 사람은 몸을 웅크리더니 고통스러운 얼굴로 급소 부위를 감쌌다. “못난 놈들!” 선두에 서 있던 남자는 이 상황을 보고 재빨리 달려와 성유리의 복부를 향해 힘껏 발길질했다. 전력을 다한 상대방의 발길질에 성유리는 2미터 넘게 날아간 뒤 바닥에 엎어졌다. 복부에서 강렬한 통증이 순식간에 퍼져 나와 숨쉬기조차 힘들 정도로 아팠다. ‘정말 미친놈이네! 내장이 다 멍들었겠어.’ 남자가 다시 라이터를 꺼내 손을 뻗는 순간 성유리는 그의 오른손 손에 지네 문신이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문신은 길거리 양아치들 중 특정 파를 상징하는 문신과 무척 닮아 있었다. 상대방의 손에 집중하고 있던 성유리는 그가 이미 라이터를 바닥에 던졌다는 것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라이터가 바닥의 알코올과 접촉하는 순간, 불꽃이 순식간에 사방으로 번졌다. 순간 성유리는 심장이 목구멍까지 치달을 듯 마음이 두근거렸다. 끝났다. 이제 완전히 끝장났다.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은 재빨리 근처에 있던 오토바이 두 대로 뛰어가 바로 종적을 감추었다. 불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