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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화

앞으로 걸어간 박지훈은 카이엔 차량 뒷부분이 많이 찌그러져 있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차 뒷좌석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 박진우의 품에 안겨 있는 성유리는 매우 초췌하고 지친 모습이었다. 박지훈은 성유리를 박진우의 품에서 데려와 안은 뒤 차 안의 남자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언젠가 꼭 복수하고 말 거야!” 똑같이 분노에 찬 눈빛으로 박지훈이 성유리를 데려가는 것을 지켜보던 박진우는 손톱이 살갗을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 박지훈이 성유리를 조수석에 앉힐 때 성유리는 이미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 부진원이 말한 것처럼 성유리는 약을 먹었을 가능성이 컸다. 지금 상태를 볼 때 몸으로 도와주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가야 했다. 운전석에 앉은 박지훈은 차를 후진시킨 후 빠른 속도로 성유리를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데려갔다. 성유리를 응급실로 안고 들어갔을 때 그녀는 이미 의식을 잃고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복도에 앉아 있는 박지훈은 눈빛이 극도로 어두웠다. 그저 성유리가 무사하기를 빌며 시선은 바닥만 뚫어지게 바라봤다. “어떻게 됐어?” 그사이 낮은 목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그 목소리에 고개를 든 박지훈은 이내 익숙한 얼굴을 발견했다. 이 인간이 뒤따라올 줄은 정말 예상 못 했다... 순간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박지훈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퍽! 주먹을 맞고 넘어진 박진우는 팔이 옆 의자에 부딪혀 순식간에 미간을 찌푸렸다. 박지훈은 있는 힘껏 주먹을 날렸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았다. 박진우를 바닥에서 끌어 올린 박지훈은 박진우가 성유리에게 약을 먹였다고 생각한 듯 화를 내며 말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성유리를 유혹하지 못하니 이제는 음흉한 수단을 쓰는 거야? 네가 한 번 가졌다고 해서 성유리가 너에게 돌아올 거라고 생각해?” “내가 한 거 아니에요!” 박진우의 말에 그의 옷깃을 잡은 박지훈은 주먹을 더욱 꽉 쥐었다. “내가 네 말을 믿을 것 같아? 성유리가 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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