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9화
눈살을 찌푸린 채 영상을 끝까지 다 본 박지훈은 얼굴이 잔뜩 어두워졌다.
태블릿을 든 손도 저도 모르는 힘이 들어가 당장이라도 기기를 부숴버릴 것 같았다.
안지혜라는 여자가 간이 이토록 배 밖으로 나왔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렇게 부적절한 발언을 하다니, 일부러 문제를 일으켜 도발하려는 의도가 분명했다.
정영준은 솔직하게 말했다.
“저도 방금 옆에 직원이 우연히 얘기하는 걸 듣고 검색해 봤는데, 정보가 회사에 다 퍼졌더라고요...”
얼굴이 극도로 어두워진 박지훈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정영준은 박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다시 입을 열었다.
“안지혜라는 여자, 대체 누구예요? 어떻게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런 발언을 할 수 있죠?”
박지훈 곁에 오랫동안 있었지만 약혼녀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없었다.
약혼녀는 고사하고 여자친구조차도 없었다...
정영준은 한때 박지훈이 남자를 좋아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도 했다.
하지만 성유리를 만난 후 천 년 묵은 ‘나무’에서 드디어 꽃이 폈다.
“우선 부정적인 여론부터 잠재우고 이 번호로 전화해서 안지혜와 약속 잡아줘. 가서 한 번 만나야겠어.”
박지훈은 유난히 어두운 얼굴로 휴대폰에 있던 번호 하나를 정영준에게 건넸다.
고개를 숙여 번호를 힐끔 본 정영준은 재빨리 펜을 꺼내 번호를 적은 뒤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정영준이 나간 후 조용한 사무실에 앉아 있던 박지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걸어가 여름 저녁의 울긋불긋한 노을을 바라보았다.
배가은을 겨우 정리했더니 이제는 안지혜라는 여자가 튀어나왔다.
두 사람 모두 박지훈과 성유리의 사랑에 걸림돌이 되는 존재들이다. 언제면 편안히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을까...
박지훈은 눈빛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10분 후, 다시 문을 두드리고 들어온 정영준은 안지혜와 오늘 저녁으로 약속 시간을 잡았다고 했다.
저녁에 때마침 약속이 없던 박지훈은 안지혜를 만나러 가기로 했다.
이런 문제는 말로 분명하게 풀어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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