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2화
특히 박지훈은 그 이름을 듣는 순간 표정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예전에 성유리의 병원을 망가뜨렸던 일로 며칠간 병원이 문을 닫기도 했는데, 그는 아직도 그 일을 되갚아 주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데 이제는 아예 작업실까지 손을 뻗다니, 갈수록 대담해지는 게 가히 도를 넘고 있었다.
“저도 사실은 그 여자한테 매수당해서 이런 일을 하게 된 겁니다. 저희는 정말 큰 관련은 없습니다. 제발 이번 한 번만 봐주세요.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겁니다...”
진석준의 얼굴엔 불안이 가득했고 눈빛엔 당황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박지훈은 어두운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시선을 성유리에게로 옮겼다.
그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유리야, 넌 어떻게 처리할 생각이야?”
성유리는 잠시 고민한 끝에 입을 열었다.
“정황을 솔직하게 털어놨으니, 이번엔 신고는 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당신이 방금 라이브 방송에서 벌인 일은 이미 인터넷에 큰 파장을 불러왔을 겁니다. 아마 지금쯤 나는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겠죠... 그러니까 난 당신이 공개적으로 성명문을 내줬으면 해요. 누가 시켰는지까지 말할 필요는 없어요. 그냥 당신이 누군가의 사주를 받았다는 사실만 밝혀줘요. 만약 그걸 해주지 않겠다면, 오늘의 CCTV 영상을 전부 공개하겠어요. 선택은 당신이 해요.”
성유리의 말이 끝나자 진석준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다.
잠시 후, 그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제가 나서서 정정할게요. 성유리 씨의 명예를 회복시켜 드릴게요.”
성유리는 그의 말을 들은 뒤, 더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오늘 밤 안으로 성명문을 올려줘야 해요. 최소한 9시 전까진 확인할 수 있어야 해요. 가능하겠어요?”
진석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할 수 있습니다.”
성유리는 문 쪽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럼 이제 가세요. 밤 9시 전까지 성명문이 올라와야 해요.”
“네.”
진석준은 아내와 함께 서둘러 작업실을 빠져나갔다.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성유리의 눈빛엔 차가운 기운이 맴돌았다.
“이렇게 큰일이 벌어졌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