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화
설 연휴 직후, 해외에 억지로 발령 나 붙잡혀 있던 하준명이 그 사진을 봤다.
원래라면 그 여자가 그의 여자였어야 했지만 지금은 문지후의 여자였다.
속이 뒤집히는 것 같았다.
만약 그녀와 문지후가 아니었다면 자신이 이렇게 해외에 ‘유배’처럼 떨어져 있을 이유도 없었다.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었지만 하준명은 감히 움직일 수 없었다.
이런 단톡방은 입이 많기 마련이고 언제 어디서 문지후 귀에 들어갈지 알 수 없으니까.
대화창에는 벌써 감탄과 찬사가 쏟아지고 있었다.
하준명은 조용히 ‘눈팅’만 했다.
그 역시 궁금했다.
도대체 누가 감히 소유나에게 손을 대려 하는 건지.
한편, 소유나는 자신의 사진이 전국 금수저들의 핸드폰 안에서 돌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물론 그건 술자리나 클럽, 유흥을 즐기는 이들 사이에서만 퍼지는 이야기였다.
발표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왔을 때, 소유나는 윤세율이 핸드폰을 보며 음흉하게 웃고 있는 걸 봤다.
그 순간, 윤세율이 고개를 들어 소유나와 눈이 마주쳤다.
단 한순간, 그는 당황한 듯 급하게 시선을 돌렸다.
소유나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깊게 생각하진 않았다.
회의가 끝난 뒤, 소유나는 오웍스에서 임시로 마련해 준 자리에 돌아갔다.
그때 윤세율이 다가와 책상 위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오늘 저녁에 밥 한 끼 같이 하죠.”
소유나는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봤다.
“유나 씨만 부르는 게 아니고요. 회사 사람들 다 같이 하는 환영 자리예요.”
윤세율이 덧붙였다.
소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습니다.”
윤세율은 눈썹을 한 번 치켜올리고 자리를 떴다.
퇴근 시간이 되자 사무실 직원들이 슬슬 짐을 챙기며 윤세율에게 인사를 건넸다.
“감사합니다, 윤 도련님!”
“됐거든. 너희 그렇게 하면 말 더듬는다는 소리 들을걸.”
윤세율은 귀찮다는 듯 말했다.
모두 웃으며 그를 따라 나섰고 윤세율은 슬쩍 소유나를 봤다.
그녀는 아직 짐을 챙기고 있었다.
“빨리 해요.”
윤세율이 재촉했다.
소유나는 그의 태도가 딱히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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