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5화

“그 여자, 문지후 마누라야.” 소유나는 그 말에 온몸이 굳어버렸다. 설마 이 사람들 입에서 문지후라는 이름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리고 그 이름 앞에서조차 이들이 꽤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사실에 머리가 복잡해졌다. “문지후가 누군데?” 현장에 있던 누군가 여전히 눈치를 못 챈 듯 물었다. ‘문지후? 그런데 왜 이 사람들이 지후 씨 이름을 두려워하지?’ 소유나도 이해할 수 없었다. 이들이 왜 문지후를 두려워하는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았다. “문지후가 누군진 몰라도 하나는 확실히 알아둬. 그 인간 건드렸다간 널 천국에서 지옥으로 끌어내리는 데 인생을 다 쓸 놈이야.” “말이 좀 오버 아냐?” “오버 맞아. 근데 사실이기도 해. 예전에 누가 그 인간 여자친구였는지 친구였는지 건드렸다가 어떻게 됐는 줄 알아? 그 집안 통째로 날아갔어.” 그 말에 방 안 공기가 싸늘하게 식었다. 장난 삼아, 흥미 삼아 달아올랐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싸늘히 가라앉았다. 소유나는 생각지도 못했다. ‘문지후라는 이름 하나가 이토록 무게가 있을 줄이야.’ 잠시나마 숨이 트였지만 곧 다른 남자가 입을 열었다. “뭘 잘못 아는 거 아냐? 문지후 결혼 안 했어. 마누라가 어딨어?” 그 말에 아까 ‘문지후 마누라’라던 사람이 다시 물었다. “누구한테 들은 건데?” “사정 잘 아는 놈한테. 문지후 같은 놈이면 결혼은 큰일이지. 근데 저 여자 손가락에 반지 하나 없어. 그리고 그 인간, 공개적으로 연애한 적 딱 한 번밖에 없거든.” 소유나는 순간 놀랐다. 이 남자가 문지후에 대해 생각보다 훨씬 잘 알고 있었다. “그건 네가 문지후를 제대로 모른다는 거겠지.” 소유나는 이 상황에서 문지후의 이름을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이건 자신의 명예고 목숨이 달린 문제였다. 지금 여기서 수단 가릴 때가 아니었다. ‘이건 부끄러운 일도 아니야. 난 살아야 해.’ “진짜 문지후 마누라였으면 진작 말했겠지. 구룡시에서 그 이름은 그냥 통행증이야. 그 이름 앞에 고개 안 숙이는 놈 없어.” 상대는 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