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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허진서는 조용히 상황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문지후의 싸늘한 눈빛이 매섭게 그를 쏘아보았지만 허진서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설마... 네가 거절한 거야?” 역시 허진서는 문지후를 꽤 잘 알고 있었다. 문지후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허진서가 헛웃음을 터뜨렸다. “맞네, 그럼 지금 네가 마시고 있는 것도 뭔지 알겠다. 후회의 술 한 잔 걸치러 온 거지?” “꺼져.” 문지후는 허진서와 말도 섞고 싶지 않았다. 허진서는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 “안 꺼질 거야. 밤이 이렇게나 긴데 나도 약속이 없네. 그냥 시간이나 때우지, 뭐.” “그럼 입이라도 다물든가.” “오케이.” 허진서는 안경을 벗고 두 다리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조용히 도망갈 생각은 하지 마라.” 그 순간, 정적이 흘렀다. 문지후는 허진서를 깔끔하게 무시하고 있었다. 괜히 시끄럽게 굴어준 덕분에 술 한 병을 다 비울 수 있었다. 그제야 시끄럽고 복잡하던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은 것 같았다. 그 역시 몸을 뒤로 젖혀 누웠다. 무심코 손으로 목덜미를 만진 그의 머릿속에는 소유나와 아슬아슬하게 나눴던 그 위험한 장면들이 떠올랐다. 소유나는 진심으로 간절했을 것이다. 그 마음은 문지후에게까지 고스란히 전달될 정도였다. 딱 한 단계만 더 갔더라면 둘은 진짜 부부가 됐을지도 몰랐다. 소유나가 분에 못 이겨 화를 내는 모습이 떠올랐다. 문지후는 숨을 깊게 들이쉬며 눈을 질끈 감았다. 다음 날, 소유나는 회사로 출근했다. 절뚝이며 걷는 그녀의 모습에 동료들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대해줬다. 일할 때는 가끔 언쟁도 주고받았지만 사석에서는 꽤 잘 지내는 사이였다. 점심시간, 소유나는 배달 음식을 시켰다. 그녀는 밥을 먹으면서 휴대폰을 들여다보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문지후의 프로필 사진이 보이자 소유나는 순간적으로 밥맛이 뚝 떨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재수 없는 놈. 분위기 다 잡아놓고 도망이나 친 주제에.’ ‘어디 한 번 언제 돌아오나 보자.’ 그때 메시지 알림이 왔다. 확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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