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3화
백서윤은 문지후를 이름으로 다정하게 부르며 자신과 소유나의 다름을 은근히 어필하고 있었다.
소유나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잠시 바라보더니 이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문지후 씨는 내 남편이야. 다른 여자가 나한테 내 남편 얘기를 하자고 하는 것도 좀 웃기지 않아?”
“나 지후랑도 얘기한 적 있었어. 너도 지후랑 만난 지 얼마 안 돼서 잘 모를 거 아니야.”
“만난 지 얼마 안 됐다고 잘 모르는 건 아니지. 적어도 나한텐 천천히 알아갈 시간이라는 게 있거든. 굳이 남한테서 내 남편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소유나가 눈썹을 들썩이며 대답했다. 공격적인 말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절대 우호적이지도 않았다.
백서윤은 소유나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그동안 카카오톡으로 수많은 신경전을 벌여왔지만 둘 다 이긴 적도, 진 적도 없었다.
그동안 백서윤은 여유롭게 행동했다. 어차피 전화 한 통이면 문지후는 한달음에 자신에게 달려올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어젯밤, 문지후가 연락을 거절하자 백서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네가 지후랑 결혼한 것도 사랑해서 한 게 아니잖아.”
백서윤은 미소를 유지하며 말했다.
“듣기로는 일방적으로 매달려서 결혼했다고 하던데.”
소유나는 백서윤이 무슨 말을 할지 다 알고 있다는 듯,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너랑 지후 결혼생활이 오래 갈 수 있을 것 같아?”
“그렇다면 더더욱, 네가 불안해할 필요는 없지 않아?”
소유나가 눈썹을 치켜들며 되물었다. 그녀는 지금 백서윤보다 훨씬 차분하고 안정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백서윤의 입가에 걸려있던 웃음이 어색하게 굳기 시작했다.
“내가 언제 불안해했다고 그래?”
“안 불안했으면 나한테 찾아올 일도 없었겠지.”
소유나는 입꼬리를 비틀며 백서윤을 비웃었다.
“백서윤 씨, 내 자리가 탐이 나면 조금 더 기다려 봐. 못 기다리겠으면 직접 문지후 찾아가서 이혼해달라고 하든가. 나한테 얘기해봤자 아무 소용 없어.”
가볍게 웃은 그녀가 덧붙였다.
“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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