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4화
백서윤이 멍해졌다. 그녀의 눈가에는 여전히 눈물이 맺혀 있었지만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문지후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르자 그녀의 모습은 마치 빗속에 핀 배꽃처럼 애잔해 보여다.
소유나는 문지후가 이런 말까지 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자신보다 더 냉정하고 매정한 목소리였다.
‘한때는 그렇게 백서윤만 감싸고 돌더니 갑자기 왜 이렇게 돌변한 거지?’
‘설마 나 때문에 갑자기 이러는 건가?’
문지후는 백서윤에게서 시선을 떼 소유나의 발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직도 아파?”
“아프죠.”
소유나는 바짓단은 살짝 걷어 올려 발목을 보여주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도 빨개요.”
문지후는 소유나를 흘긋 바라보며 애교 섞인 말투에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걸을 수는 있겠어?”
“못 걸어요.”
소유나는 일부터 백서윤을 약 올리고 싶었다.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제대로 뒷목 당기게 해줘야지.’
문지후는 그런 소유나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그녀가 노리는 게 무엇인지도 대충 짐작이 갔다.
그는 허리를 숙여 소유나를 번쩍 안아 들었다.
소유나도 그걸 바라고 있긴 했지만 막상 일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자 조금은 놀랐다.
그녀는 두 팔로 문지후의 목을 감싸 안더니 웃음기를 머금었다.
그러고는 문지후의 뺨에 소리 나게 입을 맞추고 말했다.
“여보, 역시 여보가 최고예요.”
문지후는 슬쩍 소유나를 째려보았다.
하지만 그런 것쯤은 신경 쓰이지 않았다.
오늘따라 기분이 너무 좋아 어떻게 노려보든 상관없었다.
어젯밤에 갑자기 도망쳤던 일도 얼마든지 용서해줄 수 있었다.
문지후는 소유나를 품에 안고 차로 향했다. 몇 걸음 되지도 않는 거리였지만 소유나는 일부러 오버하는 중이었다.
백서윤은 그 둘의 뒤에서 모든 걸 똑똑히 지켜보고 있었다. 문지후가 소유나를 안아 올리는 모습도, 소유나가 문지후에게 입맞춤하는 모습까지 전부 말이다.
그리고 문지후는 조금의 불만도 없이 소유나의 모든 것을 다 받아주고 있었다.
백서윤의 심장은 터질 듯이 조여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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