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5화
어젯밤의 일에 대해 문지후는 딱히 할 말이 없었다.
사고 칠 뻔했던 것도 사실이고, 스스로를 자제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문지후 씨, 날 좋아하든, 내 몸을 좋아하든 다 당연한 일이에요. 굳이 부정할 이유도 없고.”
소유나는 문지후에 장난치는 걸 거의 인생의 낙으로 삼았다. 찌르면 이성 경험 없는 풋내기처럼 구는 문지후의 반응을 재미로 여겼다.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었다.
문지후가 무덤덤한 얼굴로 물었다.
“너는 안 좋아하는 사람한테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굴어?”
사실 그가 묻고 싶었던 것은 아무 감정도 안 느껴지는 사람과 잠자리를 둘 수 있는지였다.
“헛소리.”
소유나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좋아한다고 했잖아요. 아무렇지도 않은 게 아니라, 좋아하니까 지후 씨랑...”
그 뒤의 말은 그녀도 더 꺼내지 않았다.
말끝을 흐린 소유나가 한동안 마음속에만 담아뒀던 질문을 꺼냈다. 사실 아직 물어봐도 될 정도의 관계인지도 헷갈렸다.
“문지후 씨, 만약 백서윤이 지후 씨랑 자고 싶다고 하면 잘 거예요?”
둘은 옛 연인이었지만 아직도 명확하게 끝을 낸 사이라고 하기가 애매했다.
원래 옛 연인이라는 사이가 보통 제일 위험한 관계이기도 했다.
문지후는 눈살을 찌푸리며 소유나를 옆으로 흘긋 째려보았다.
“할 말 없으면 그냥 입 다물고 가만히 있지.”
문지후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면 항상 제대로 대답해주지 않았다.
소유나는 몸들 돌려 더욱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얘기해 봐요.”
그녀는 손가락으로 문지후의 팔을 콕콕 찌르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질투 안 할게요.”
하지만 문지후는 끝까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소유나는 입술일 삐죽이며 중얼거렸다.
“지후 씨 진짜 재미없어요.”
소유나가 조용해지자 차 안은 평화를 되찾았다.
다음 신호로 바뀔 때쯤, 문지후가 입술을 달싹였다.
“안 그럴 거야.”
“응?”
소유나는 화들짝 놀란 듯한 기색으로 고개를 돌렸다.
문지후는 운전대를 꽉 쥐며 말했다.
“안 잘 거라고.”
그 말에 소유나는 잠시 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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