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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차는 마침내 산 정상에 도착해 멈췄다. 산 너머 구름 아래에 걸린 태양은 산꼭대기를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일몰과 일출은 확실히 달랐다. 일출의 빛은 그토록 눈부시고 생명력이 넘쳤다. 하지만 일몰은 어딘가 어둑어둑한 느낌이었다. 마치 공연을 끝마치고 퇴장하는 뮤지컬 배우처럼, 찬란한 빛을 천천히 거두고 있었다. “일몰은 매번 볼 때마다 괜히 서글퍼지는 것 같아요.” 신건우는 커피도 마시지 않은 채, 차에 기대어 조용히 석양을 바라보았다. 소유나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일몰이나 일출을 자주 보지는 않는데, 일출은 삶이 막 시작된다는 느낌이라면 일몰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기분이잖아요. 모든 게 다 과거가 되어버리는 것 같아요.” 신건우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슬퍼할 이유는 없어요. 내일에는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 테니까.” “그런데, 매일 뜨는 해가 정말 다 똑같은 태양일까요?” 소유나는 말을 내뱉고 나서도 자신이 얼마나 바보 같은 질문을 했는지 속으로 자책했다. ‘어떻게 이런 질문을 할 수가 있는 거지?’ 신건우는 그 말에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산 너머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태양 근무표를 짜고 있을지도 모르죠.” 터무니없는 대답에 소유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태양이 산 너머로 완전히 모습을 감추자 하늘은 빠르게 어두워졌다. 거센 바람이 부는 산꼭대기는 꽤 쌀쌀했다. 신건우가 차 문을 열어주며 말했다. “이제 내려가죠.” 하산은 올라올 때보다 훨씬 빨랐다. 차 전조등이 길을 비춰주었지만 코너마다 아찔한 곡선이 두 사람 앞에 나타났다. 그 때문에 신건우는 아주 신중하게 운전에 집중했다. 차가 거의 없는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커브를 돌기 전에는 꼭 경적을 한 번씩 울렸다. “가족들이랑은 전화 안 해요?” 신건우는 꽤 오래전부터 묻고 싶었던 질문을 꺼냈다. 소유나는 고개를 돌려 창밖으로 바라보았다. 푸른빛을 머금은 밤하늘에는 아직 약간의 빛이 남아 있었다. 다시 고개를 돌려 신건우를 바라보던 소유나가 대답했다. “건우 씨도 가족들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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