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9화
유연서가 밖에서 문지후와 단둘이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압도적인 기세와 상류층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 탓에 유연서는 저도 모르게 주눅이 들었다.
절친의 남편이 이렇게나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감당할 수 없었다.
“문 대표님, 저를 따로 부른 이유가 뭐예요?”
그래도 세상 물정을 잘 아는 유연서는 빠르게 마음을 가다듬고 물었다.
하지만 문지후는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
“뭐 먹을래요?”
유연서는 그의 의도를 알아채지 못한 채 대충 대답했다.
“아무거나요.”
“먼저 주문하죠.”
문지후는 직원을 불러 유연서에게 메뉴를 고르도록 배려해줬다.
하지만 유연서는 지금 가시방석에 앉은 듯 불편하기 그지없었다. 당장이라도 소유나를 불러 도움을 요청하고 싶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정확히 마주 보고 앉아 있었던 탓에 몰래 움직일 기회란 없었다.
대충 두 가지 요리를 고른 유연서는 빠르게 메뉴판을 내려놓았다. 뭔가를 더 묻고 싶었지만 깊고도 심오한 문지후의 눈을 마주하자마자 아무 말도 꺼낼 수 없었다.
이런 남자랑 함께 살면서 간간이 투정까지 부리는 소유나가 새삼 대단하게만 느껴졌다.
“유나가 요즘 들어서 조금 이상하더라고요.”
문지후는 소유나의 얘기를 꺼내는 순간 한층 부드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그제야 유연서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소유나에 대해 더 알아보기 위해 유연서를 찾아온 것이었다.
“무슨 얘기 안 했어요?”
문지후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별 얘기 안 했어요. 그냥 여자들끼리 흔히 하는 얘기나 했죠.”
유연서는 소유나를 팔 생각이 없었다.
소유나가 유연서에게 그렇게나 많은 속 얘기를 털어놨다는 것은, 유연서를 진짜 친구로 여긴다는 뜻이었다.
만약 유연서가 여기서 있는 그대로 얘기해준다면 소유나의 진심을 짓밟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문지후는 먹잇감을 노리는 늑대의 눈빛으로 유연서를 빤히 바라보았다. 유연서의 얄팍한 속내 따위는 죄다 들춰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저는 유나와의 결혼 생활을 오래 유지해나가고 싶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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