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0화
요즘 들어 회사의 분위기는 침울하기 그지없었다. 모두가 대표와 대표 아내가 이혼했다는 소문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탕비실에서는 직원들이 목소리를 낮추어 수군거렸다.
“사모님도 참 순진하지. 어떻게 자기 절친한테 남편 아이를 낳아달라고 해?”
“원래는 아이를 낳아주면 대표님 부부가 키우기로 했었대. 그렇게 계약서까지 썼다더라. 그런데 부사장이 갑자기 마음을 바꿔서 양육권을 안 준거지.”
“줄 리가 있겠냐? 이건 거의 조선 시대 임금이랑 왕비 사이에 없던 자식을 후궁이 낳아준 거랑 똑같잖아. 후궁도 승은 입으면 바로 신분 상승 확정인데, 이런 기회를 놓치려고 하겠니?”
“와, 진짜 무슨 막장 드라마 같다.”
“전에는 이런 얘기 다 소설에서나 나오는 줄 알았지. 현실이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을 줄은 몰랐어.”
“내가 이래서 친구 같은 거 안 만드는 거야. 믿었던 친구한테 배신당하는 게 얼마나 비참한 일인데.”
소유나는 문밖을 힐끔 바라보다가 말했다.
“누구 오고 있어요.”
그 말에 모여서 대화를 나누던 사람들이 빠르게 흩어졌다.
“남편이 그렇게 잘 났는데, 유나 씨는 친구 견제 안 했어요?”
사람들이 모두 탕비실을 나가자 다른 직원이 안으로 들어와 질문을 던졌다.
소유나는 고개를 돌려 자신에게 말을 건 직원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홍보팀의 직원 양나은이었다. 큰 키에 예쁘장한 미모까지 겸비한 그녀는 입사 전에 잡지 모델로 활동했었다.
듣기로는 모델계의 온갖 꼼수와 뒷거래에 질려 일을 관뒀다고 한다.
소유나는 그런 질문에 굳이 대답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게다가 둘은 그렇게 친한 사이도 아니었다.
소유나는 찻잔을 들고 말없이 자리를 떴다.
자리로 돌아와 다시 일에 집중하려던 그때, 휴대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화면을 확인해보니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와 있었다.
그 안에는 고화질로 찍힌 사진이 몇 장 첨부되어 있었다.
사진 속 인물은 문지후와 유연서였다.
각도를 기가 막히게 잡은 것인지 사진 속의 두 사람은 아주 가까워 보였다. 게다가 조명과 구도도 의도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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