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7화
앞서가던 문지후가 걸음을 멈추었다.
그가 몸을 돌리자 멍하니 계속 앞으로 걸어가던 소유나와 그대로 부딪혔다.
하지만 그는 문지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소유나는 이마를 감싼 채 한 걸음 뒤로 물러서려 했지만 이내 문지후에게 붙잡혔다.
“이거 놔요!”
소유나는 그를 힘껏 밀쳐냈다.
문지후는 아랑곳하지 않고 소유나를 꽉 끌어안았다가 이내 풀어주었다. 손바닥이 그녀의 팔을 따라 미끄러져 내려가더니 손을 꼭 붙잡고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의 손가락 끝이 소유나의 약지를 살살 문질렀다. 그곳에는 아직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문지후는 여전히 결혼반지를 낀 채, 자신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단단해 새겨두고 있었다.
발맞춰 걷는 두 사람의 걸음걸이는 마치 지금의 바다처럼 느긋하고 단단했다.
하지만 소유나만이 문지후의 행동 하나하나에 심장이 요동쳐 쉽사리 진정할 수 없었다.
그가 왜 이렇게까지 변해버렸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마치 그녀를 너무나도 사랑해서 보내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자꾸 앞섰다.
“여기서 보는 석양이 정말 예쁘거든.”
문지후는 걸음을 멈추고 바다 쪽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해는 이미 수평선 가까이 내려와 있었고, 바다 위에 비친 석양은 잔잔한 물결 사이로 은은하게 퍼져 있었다. 모든 광경이 수채화로 그린 풍경화 같았다.
확실히 예뻤다.
신건우와 함께 봤던 석양보다 훨씬 예뻤다.
너무 아름다워서였을까. 낭만적인 분위기에 휩쓸린 연인들이 서로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포옹을 나누고 진하게 입술을 맞대기 시작했다.
소유나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분위기가 사람의 감정에까지 영향 주는 게 분명했다. 소유나의 목이 바짝 마르더니 심장 끝까지 저릿하게 떨려왔다.
그 순간, 갑자기 앞으로 그림자가 드리워지더니 문지후가 소유나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고개를 숙였다.
그의 입술은 어딘가 모르게 차가웠다.
소유나는 순간적으로 밀어내는 법을 잊은 사람처럼 굴었다.
아마도 이 분위기와 공기에 휩쓸린 것 같았다. 이곳에서만큼은 절대 이질적인 존재가 되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을 서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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