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6화
소유나는 이를 악물었다.
“지후 씨, 어떻게 한 번에 배불러지려고 그래요?”
문지후는 잠시 멍해지더니 곧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소유나가 들어본 적 없는 시원한 웃음소리였다.
“왜 웃어요?”
소유나가 노려보자 그는 여전히 웃음을 거두지 않고 말했다.
“그런 거 맞잖아.”
문지후는 기분이 한껏 좋아진 듯 그녀를 놓아주고 불을 켰다. 불빛 아래 드러난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번지고 있었다. 소유나는 자신이 한 말이 어디가 그렇게 웃긴지 알 수 없었다.
“씻으러 가야겠네.”
그는 홀가분한 목소리로 말하며 몸을 돌려 나갔다.
소유나는 그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오늘은 피할 수 있었다.
...
백서윤은 문지후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메시지를 보냈으나 이미 차단당한 상태였다.
이건 문지후가 할 짓이 아니었다. 분명 소유리의 짓이었다.
소유나를 떠올리자 백서윤의 눈에 증오가 가득 차올랐다.
그녀만 아니었다면 이번에 돌아와 반드시 문지후의 여자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준명, 그 쓸모없는 놈은 소유나도 막지 못하고 문지후도 이기지 못했다.
생각할수록 분노가 치밀었고 분노가 치밀수록 그녀의 얼굴은 점점 흉측하게 일그러졌다.
...
한편, 문지후는 침대에 누워 소유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자신의 것이 아닌 소유나의 휴대폰이었다.
발신자 정보는 없었다. 문밖을 흘끗 보았다. 소유나는 나간 지 얼마되지 않았으니 아직 씻고 있을 리가 없었다.
전화벨이 한참 울리자 그는 전화를 받았다.
“누구세요?”
전화기 너머에서는 아무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그가 받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한 듯했다.
문지후는 묵묵히 기다렸다. 이 밤중에 걸려 온 전화가 정상적인 친구일 리는 없었다.
몇 초 후, 상대방은 전화를 끊었다.
문지후는 번호를 확인한 뒤 곧바로 진우에게 조사를 지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지목이 정보를 보내왔다. 문지후는 그 이름을 확인하곤 짙은 눈동자가 더욱 어둡게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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