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7화
진우는 유연서의 험악한 눈빛에 잠시 놀랐다.
그녀와 소유나의 감정은 진심이었다.
“소유나 씨는 문 대표님의 아내이십니다. 두 분은 지금 감정이 아주 좋습니다.”
진우는 그녀의 질문에 직접적인 대답을 피했다.
대표의 감정을 두고 자신이 함부로 평가할 수는 없었다.
유연서는 콧방귀를 뀌며 다시 물었다.
“헤어졌으면서 왜 아직도 그 여자가 자기 눈앞에 나타나게 놔두는 거예요? 툭하면 사고라도 치는데?”
그녀는 씁쓸하게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내 눈엔 그래 보여요. 옛사랑을 잊지 못하면서도 새로운 사랑은 또 원하는 거지. 남자들은 다 똑같아요.”
“남자들은 다 나쁜 놈들이에요.”
진우는 입술이 움직였지만 눈치껏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감정이 불안정했고 이렇게까지 속내를 쏟아내고 있었으니 굳이 해명할 필요도 없었다.
유연서가 욕을 퍼붓고 나자 술병도 텅 비어 있었다.
술에 너무 취했는지 아니면 피곤이 몰려온 건지 그녀는 진우를 가리키며 한마디 더 내뱉었다.
“진우 씨가 문지후한테 전해 줘요. 바람이라도 피우면 내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
진우는 차마 그런 말을 전할 수 없었다.
유연서가 완전히 잠에 빠지자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에게 다가가 조심스레 안아 올려 침실로 옮긴 뒤, 침대 위에 눕혔다.
그녀는 몸을 약간 뒤척이며 중얼거렸다.
“용서하지 않을 거야.”
진우는 어이없고 난감했지만 이불을 덮어주고 침대 옆에 서서 그녀를 내려다봤다.
사실 그녀 역시 사랑받고 보살핌을 받아야 했다. 홀로 버티며 살아가느라 너무도 지쳐 있었으니까.
그런데도 그녀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걱정하고 있었다.
진우는 작지만 아늑한 방 안을 둘러보았다
유연서는 가족의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뼈가 갈리는 듯한 도시에서 필사적으로 몸부림치고 있었다. 그저 자신만의 발붙일 곳을 갖고 싶었다.
두 사람은 어쩌면 같은 부류의 사람이 아닐까?
진우는 그녀를 응시하며 전에 없던 낯선 감정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는 그 감정을 억눌러 삼키고 몸을 돌려 침실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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