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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점심을 먹고 있을 때, 소유나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유연서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 소유나는 다른 사람들을 힐끗 보고는 안서영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님, 전화 좀 받고 올게요.” 안서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유나는 밖으로 나가 바로 전화를 받았다. “연서야.” 전화기 너머로 아무 말도 없었고, 귀 기울여 들어보니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소유나는 순간 마음이 조여왔다. “연서야, 말해봐. 무슨 일이야? 날 놀라게 하지 말고.” “이대로 가면 엄마가 죽어버리겠다고 했어.” 유연서는 목이 메어 한숨을 내쉬었다. “유나야, 나 돌아오지 말았어야 했어.” 소유나는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유연서가 지금 어떤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을지 상상할 수 없었다. “제대로 말해봐.” 소유나는 점점 초조해하며 말했다. “왜 꼭 너를 강요하는 거야.” “체면 때문에.” 유연서가 비꼬며 말했다. “체면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저지를 사람이야. 나도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어.” “이건 너랑 상관없는 일이야.” 소유나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그럼 지금은 어떡해? 아니면 내가 운전해서 데리러 갈까?” “너무 멀어.” “아니야. 1,000km 조금 넘는 거리야.” 소유나가 시간을 확인하면서 말했다. “지금 떠나면 내일 오전쯤 도착할 수 있어.” 유연서가 그녀를 말렸다. “아니야. 오지 마. 우리 부모님은 네가 날 데리고 떠나는 걸 절대 허락하지 않을 거야.” “그러면 어떡해?” 소유나는 정말 떠오르는 방법이 없었다. “이게 운명이라면 받아들여야지.” 유연서의 지친 목소리를 들으며 소유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대로 포기하려고?” “그럼 어떡해?” “네 인생이 달린 일이잖아.” 소유나는 한숨을 내쉬며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진정해봐.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고.” “다른 방법은 없어.” 소유나는 고개를 들었다가 갑자기 문지후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를 찾으러 나온 문지후는 마침 그녀가 초조하게 제자리에서 왔다 갔다 하는 걸 보게 되었다. “잠깐만. 내가 조금 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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