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8화
며칠 뒤, 약혼식 당일.
이씨 가문과 조씨 가문 모두 손꼽히는 명문가인지라, 이번 약혼식은 외부적으로는 비공개라 해도 상류층 인사들이 적지 않게 모여들었다.
그 사이를 오가던 강서우는 수수한 롱드레스를 입고도 고상한 분위기가 배어 있었다.
이곳에 온 사람들은 신분을 굳이 따지지 않아도, 이미 이씨 가문과 어느 정도 인연이 있거나 뒷배가 있는 이들이라 서로에게 잘 보이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성미연은 해외 일정을 간신히 마치고 서둘러 돌아와 붉은 드레스로 갈아입은 뒤 약혼식을 한 바퀴 둘러봤다. 모든 진행이 깔끔히 정리되어 있는 걸 확인하고는 강서우를 유심히 살피며 봉투 하나를 건넸다.
“흠, 제법 깔끔하게 해 놨네. 이건 좋은 기운 받는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받아.”
“고마워요, 형님.”
경사스러운 날을 앞두고 보통 집안의 앙금 같은 건 일단 넘어가는 법이었다.
강서우는 예의를 갖춰 공손하게 인사했고, 성미연은 손짓으로 대충 받아넘긴 뒤 자리를 떴다.
강서우는 붉은 봉투를 가방에 넣고 뒤편으로 가려 했는데 등 뒤로 불쑥 팔이 둘러와서 살짝 돌아보았다. 그러자 이세빈의 깊은 눈빛이 마주 닿았다.
“일은 다 끝난 거예요?”
“응, 형수님이 너를 괴롭히지는 않았어?”
강서우는 살짝 미소 지으며 봉투를 흔들어 보였다.
“오히려 잘해 줬어요. 이것도 챙겨 주셨고요. 둘이서 반반씩 나눌까요?”
“좋지.”
이세빈도 전혀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강서우가 다시 무대로 가려는 듯해 보이자 살짝 손목을 잡아 제지했다.
“할아버지 말씀 잊었어?”
“기억하고 있어요.”
강서우는 한숨을 쉬듯 무대 쪽을 바라봤다.
“그런데 저 무대 일부를 중간에 수정했거든요. 안전 점검을 확실히 하려면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저기서 누군가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면 곤란하잖아요.”
이세빈은 잠시 표정을 일그러뜨린 뒤 손목을 더 꽉 잡았다.
“이석민은 워낙 억세니까, 저렇게 높은 무대에서 떨어져도 자업자득이야.”
강서우는 고개를 갸웃했다.
“석민 씨야 남자니까 괜찮을지 몰라도, 조유림 씨는 오늘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