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9화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가 금이 간 것 같다고 외치자, 조유림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숙여 봤다. 하지만 층층이 겹친 치맛자락 탓에 발밑이 잘 보이지 않았다.
다만 가느다란 힐이 밟힌 부분이 살짝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고, 그녀는 덜컥 겁이 나서 비명을 질렀다.
“도와주...”
“걱정하지 마세요!”
강서우가 가장 먼저 무대 뒤쪽에서 뛰쳐나와 손을 뻗어 조유림의 팔을 받쳐 주었다.
“제가 무대 중간에 보강해 둔 게 있어서 위쪽 석고 부분이 조금 부서져도 아래쪽 계단이 버틸 거예요. 추락 같은 건 없어요.”
조유림도 처음에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지만, 강서우의 확신에 찬 말에 서서히 안정을 되찾았다.
그래도 여전히 강서우의 손을 놓지 못한 채 발을 떼기가 두려워서 떨고 있었다.
“그래도 좀 무서워요...”
“내가 잡아줄게!”
그때 성미연이 허둥지둥 달려왔다. 무슨 일이냐는 주변의 웅성임에 그녀는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아들 약혼식은 인생에 단 한 번뿐인데, 이러다 스캔들이라도 나면 어떡하지!’
성미연은 다급히 조유림의 치맛자락을 들어 주면서 부축해 무대 계단을 오르게 했다. 겉의 석고가 여기저기서 무너지는 소리가 날 때마다 가슴이 철렁했다.
‘이럴 리가 없는데! 출국 전 그렇게 신신당부해서 튼튼히 만들라고 했는데, 왜 이렇게 엉망이지?’
주변에서는 시어머니가 직접 부축해야 하느냐며 의아해하는 시선을 보냈지만, 성미연은 다른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어떻게든 사고 없이 약혼식을 마무리하고 싶었다.
간신히 몇 걸음을 올라 꼭대기에 도달해도 조유림은 계속 식은땀을 흘리며 중심을 잘 잡지 못했다. 놀란 탓에 고개 들어 이석민을 쳐다볼 엄두도 안 났다.
성미연 역시 하이힐을 신고 있어서 무대를 내려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냥 무대 위에 서서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나을 듯했다.
행사장 곳곳에 묘한 공기가 감돌았다.
“이번 약혼식 뭔가 이상한데요?”
“시어머니가 예비 신부를 저렇게 직접 도와야 하나?”
“이석민 씨는 뭐 하고 있지? 사회자 말에 맞춰서 둘이 서약을 읽어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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