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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모든 시선이 소리가 난 방향으로 향했고 심유나도 얼떨결에 고개를 들었다. 단 한 번의 눈길에 그녀의 포크가 접시 위로 힘없이 떨어지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건장한 남자가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매서운 추위에도 얇은 점퍼 차림에 초췌한 몰골이었다. 헝클어진 머리에 턱 끝에는 푸릇한 수염 자국까지 나 있어, 밤을 꼬박 새워 달려온 것이 분명해 보였다. 그러나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압도적인 기운은 도저히 무시할 수 없을 만큼 강렬했다. 그는 매처럼 날카로운 검은 눈동자가 살벌한 기운을 띠며 장내를 훑었다. 고태준이었다. ‘여긴 어떻게 알고 온 거지?’ 심유나의 동공이 일순간 수축했다. 당황한 그녀가 본능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으나, 어느새 돌아온 도현우가 그녀의 어깨를 지그시 눌러 앉혔다. “가만히 있어.” 도현우의 목소리는 흔들림이 없었다. “죄지은 것도 없는데 뭘 그렇게 겁내.” 그는 심유나를 다시 앉히고 챙겨온 따뜻한 물을 그녀 앞에 내려놓았다. 침묵이 흐르는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누군가 입을 뗐다. “아이고, 오늘 귀빈들이 줄을 잇는구먼요!” 안상철 대표가 분위기를 띄우며 거들었다. “아름다운 도씨 가문 사모님에 이어 이렇게 또 거물급 인사가 나타나시다니요!” 마침내 고태준이 심유나의 테이블 앞에 섰다. 이동현을 통해 심유나와 도현우가 오늘 밤 이 파티에 참석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도와줄 요량으로 한걸음에 달려온 참이었다. 주변에서 도현우와 같은 성씨를 가진 사모님을 운운하는 소리에 고태준이 눈매를 좁히며 물었다. “도씨 가문 사모님이 누군데?” 그의 서슬 퍼런 시선이 도현우를 향했다. “현우야, 너 언제 결혼했냐?” 심유나는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는 기분이 들었다. 고태준이 여기서 소란을 피워 자신의 정체를 폭로한다면, 오늘 밤의 모든 노력과 위장은 한낱 웃음거리로 전락할 것이고 운직 공방의 신용은 바닥으로 떨어질 것은 물론 그녀는 세강 상권 전체의 조롱거리가 될 터였다. 심유나의 손바닥엔 식은땀이 가득 찼고 숨이 가빠졌으며 가라앉았던 입덧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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