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화
“그러게 옷을 그렇게 얇게 입고 나오니까 그렇지. 병원부터 가자.”
그는 심유나의 손목을 잡으려 손을 뻗었다.
“태준아.”
그때 도현우의 손이 나타나 고태준을 가로막았다.
도현우 역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태준보다 약간 큰 키의 그가 마주 서자 두 사람 사이의 기류가 팽팽하게 맞붙었다.
“유나는 좀 피곤해서 그런 거니 병원까지 갈 필요는 없어.”
도현우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으나 눈빛에는 서늘한 기운이 서려 있었다.
“게다가 네가 방금 담배를 피워서 더 힘들어할 수도 있고 말이야.”
고태준의 시선이 도현우의 손을 지나 의자에 움츠러들어 있던 창백한 안색의 심유나에게 향했다.
“그게 무슨...”
심유나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여러분, 제가 몸이 좀 안 좋아서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
심유나는 화장실 수도꼭지를 끝까지 틀어놓았다.
대리석 세면대를 붙잡고 상체를 숙인 채 위장이 뒤집히는 고통을 느꼈으나 헛구역질만 나올 뿐이었다.
그녀는 찬물을 얼굴에 끼얹고는 휴지를 뽑아 대충 물기를 닦아냈다.
화장실을 나서자마자 복도 끝 측문에서 불어온 찬 바람에 몸이 절로 떨렸다.
“왜 도망가?”
고태준의 목소리였다. 로마식 기둥에 기대어 선 그의 손가락 끝에서 담뱃불이 어둠 속을 깜빡였다.
그는 담배를 바닥에 던져 구두 끝으로 비벼 껐다.
“나를 보는 게 그렇게 싫어?”
고태준이 성큼성큼 다가오자 그의 거대한 그림자가 심유나를 완전히 덮쳤다.
심유나는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치다 차가운 벽에 가로막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
“그럴 리가요.”
그녀는 집요하게 따라붙는 그의 눈길을 외면하며 가느다란 목소리로 말했다.
“그냥 몸이 안 좋아서 그래요.”
“몸이 안 좋아?”
고태준은 나직하게 비웃음을 흘리며 그녀의 이마를 짚으려 손을 뻗었다.
“아까는 세상 즐거워 보이더니 내가 오니까 몸이 안 좋아?”
담배 냄새가 섞인 그의 뜨거운 숨결이 다가오자 심유나의 위장이 다시 요동쳤고 그녀는 참지 못하고 고태준의 손을 거칠게 밀어냈다.
“건드리지 말아요!”
날카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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