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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살인을 저지르다

논리에 맞지 않는 말이라면 노림수는 하나뿐이었다. 하지연을 겁주거나, 화를 도발해 일을 키우려는 것이었다. “서문 도련님의 말도 일리가 있지요. 섭정왕께서 진국공 가문과 연을 맺으실지도요. 그러니 도련님께서 친히 가서 여쭙는 것이 어떠십니까?” 하지연이 태연히 받아넘기자 서문소경은 눈빛이 달라졌다. 조금 전의 공손함은 사라지고 목소리가 싸늘해졌다. “너무 우쭐대지 마세요. 두고 보세요. 곧 어떤 꼴이 되는지...” 서문소경은 말을 던지고 바로 뒤돌아섰다. 하지연은 그의 뒷모습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고개를 드니 하혜원이 태자와 함께 걸어오고 있었다. 그들과 마주치기 싫었던 하지연은 곧장 호수의 긴 누각으로 내려가다가 누각을 가로질러 가짜 산 너머로 몸을 돌렸다. 저 산줄기는 뒤뜰까지 이어져 있었지만 굳이 뒤뜰까지 갈 생각은 없었다. 하지연은 사람 눈에 비치는 곳을 벗어나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을 뿐이었다. 인적 드문 곳에 이르자 하지연은 바위에 걸터앉았다. 바위산이 둘러싸고 있어 밖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연은 이런 조용함이 오히려 반가웠다. 그러나 오래 가지 않아 앞쪽에서 인기척이 났다. 하지연은 굳이 돌아 나가 보지 않고 곧장 발길을 돌렸다. 이런 때의 인기척은 십중팔구 일부러 그녀를 기다리던 것이었다. 몸을 돌리자마자 태자와 하혜원이 시위병 둘을 거느리고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마치 산책 나온 듯한 태연한 걸음이었다. 그때였다. 가짜 산 뒤에서 누가 휙 돌아 나와 하지연의 손을 덥석 잡았다. “지연 낭자, 어서 피해요. 사람을 죽였습니다!” 바로 전에 길을 막고 늘어지던 서문소경이었다. 하지연은 즉시 모든 게 맞춰지는 걸 느꼈다. 서문소경이 시간을 끄는 사이, 태자와 하혜원이 따라들어오도록 맞춰 놓은 것이었다. 하지연이 둘을 피하려면 가짜 산으로 올라설 것을 내다본 수였다. 아까 내뱉은 도발과 험한 말은 잠시 뒤 드러낼 진짜 목적을 위한 연막작전이었다. 하지연은 서문소경을 힘껏 밀쳐냈다. 서문소경이 도망치려 한다고 오해했는지 팔을 거칠게 낚아챘다. “이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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