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화 린호를 죽이다
그 말은 하종수의 귀에 거슬리기 짝이 없었다.
민비는 하지연이 대답하지 않자 다시 물었다.
“방금 뜻밖의 일이 있었다고 했는데, 무슨 일이었느냐?”
하지연은 고개를 돌려 민비를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태후 마마께 문안드리러 가는 길에 의비 마마의 궁을 지나다가 뜻밖의 광경을 보았습니다. 마마께서도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민비는 얼굴이 굳어지며 숨쉬기조차 힘들어졌다.
“무슨 일이냐?”
하지연은 기괴하게 웃으며 말했다.
“마마, 이 일은 마마께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민비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가까이 오너라!”
하지연은 한 걸음씩 다가가 민비의 곁에 섰다. 그리고 몸을 숙여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의란궁에서 태자 전하께서 의비 마마의 침전에서 나오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의비 마마께는 민비 마마께서 저를 보내셨다고 말씀드렸고요.”
민비의 안색이 삽시간에 변했다.
“뭐라?”
하지연은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민비 마마께서 특별히 이 시간에 저를 지나가도록 시키셨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민비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네 이...”
궁 안에서 의비의 일을 아는 사람은 그녀 혼자뿐이었다. 하지만 발설할 수도 없었다. 지금 폐하의 병환이 위중한 때에 이 일이 커진다 한들 황후가 덮으려 할 것이고 그녀만 입막음을 당할 것이 뻔했다.
의비 또한 그녀가 감히 발설하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저 말로 몇 마디 경고했을 뿐이었다.
‘만약 의비가 오늘일을 내가 하지연이라는 외인에게 시켜 염탐케 한것이라 여긴다면 과연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민비는 순식간에 머리털이 쭈뼛 섰다.
하종수는 하지연이 민비의 귓가에 무언가를 속삭이자 민비의 안색이 급변하는 것을 보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마마, 무슨 일이십니까?”
하지연은 거의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싸늘한 눈빛으로 하종수를 쏘아보며 말했다.
“아버지께서는 여인의 사사로운 일에도 이리 관심이 많으셨습니까?”
하종수는 매서운 목소리로 호통쳤다.
“지금 네 태도가 뭐냐? 어른에게 그런 식으로 말하는 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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