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안성왕에게 도움을 청하다
하종수는 그제야 하우림을 데려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고 말했다.
“그 아이는 며칠 동안 궁궐에 머물게 하도록 하시지요. 민비 마마께서도 어차피 그 아이를 예뻐하시니.”
민비는 실제로 하우림을 좋아했다. 예전에도 하우림은 민비 마마에게 불려 궁에서 며칠씩 묵곤 했었다. 하우림은 성격이 순박하여 싫어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대부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그것도 좋겠구나. 그 아이는 워낙 붙임성이 좋으니 민비 곁에 머물면서 삼황자와 어울려 정을 쌓도록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영용 부인은 하우림에게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고 진칠복에 대한 생각만 하고 있었다.
지난번 진칠복이 함정에 빠진 후, 그녀를 찾아와 협박하며 이 일을 무마하려면 얼마의 은자를 내놓아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녀는 진칠복의 탐욕에 이미 넌더리가 나 있었다. 만약 그자가...
그러니 이번 기회야말로 일거양득이었다. 원 씨를 제거하는 동시에 진칠복도 없앨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부인은 옥자에게 말했다.
“청하원에 가서 전해라. 원 씨에게 내일 아침 일찍 나에게 문안 인사를 오라고.”
“예!”
옥자가 대답했다.
“어머니, 이는 어인 일이십니까?”
하종수는 의아하게 물었다. 어머니는 평소 원 씨를 탐탁지 않아 하셔서 문안 인사를 오는 것조차 별로 달가워하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대부인은 담담하게 그를 쏘아보며 말했다.
“문안 인사를 오라고 한 건 자연히 시킬 일이 있어서다. 그렇게 하면 그녀의 행적을 파악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영용이 계략을 펼칠 때 주도권을 우리가 쥘 수 있게 된다.”
하종수는 그제야 깨달았다.
“역시 어머니의 생각이 깊으십니다.”
대부인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년 힘으로 원 씨를 함정에 빠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느냐? 너는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할 것이다. 쓸데없는 감정에 휘둘려 그릇된 판단을 내리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하느니라.”
영용 부인은 저 시어머니를 도저히 좋아할 수가 없었다. 오랜 세월 동안 속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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