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나는 문을 열고 들어섰다. 민자희는 화려한 옷을 입고 정교한 화장을 한 채,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낮에 고문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네가 살아있을 거라 짐작했지. 분명 복수하러 왔을 거로 생각했다. 네가 수색을 피하려고 대군저택로 숨어들 거로 생각해 이곳에 와봤는데 역시나 내 예상이 맞았네.”
그녀는 기뻐하는 듯했다.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기쁜 건지, 아니면 그녀의 추측이 적중했다는 사실이 기쁜 건지 알 수 없었다. 나는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
이곳의 가구들은 미리 깨끗하게 닦여 있었고 탁자 위에는 심지어 찻물도 놓여 있었다. 민자희는 차를 한 잔 따라 나에게 건넸다. 내가 잔을 쳐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민자희는 웃으며 말했다.
“왜? 내가 독을 탈까 봐 두려운 건가?”
그러더니 자신의 잔을 들어 한 번에 들이켰다. 나는 손을 뻗어 내 앞에 놓인 찻잔을 집어 들고 손가락으로 잔의 가장자리를 쓰다듬으며 천천히 말했다.
“민자희, 어쩌면 널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눈을 들어 그녀를 쏘아보며 잔 속의 물을 그녀의 얼굴에 들이붓고 다른 손으로는 유성검을 꺼내 그녀의 얼굴에 그었다.
그녀는 손을 들어 일부 찻물을 막았지만 소매가 큼지막하게 찢어졌다. 그녀는 다시 웃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자 목소리가 아니었다.
“아차, 네가 알아차렸군.”
그녀는 자신을 가리던 손을 내렸다. 얼굴에는 흉터가 있었지만 피가 흐르지 않았다. 자세히 보면 흉터 주변이 살짝 말려 올라온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가면을 만드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아느냐? 지난번 네가 내 얼굴을 긋는 바람에 섬세한 피부가 손상되었다. 정말 독하구나, 십삼.”
그녀는 자신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나에게 불평했다. 십삼은 귀생문에서 사용하던 나의 암호명이었다. 그리고 눈앞에 있는 자는 내가 예전에 함께 일하던 동료, 환영서생이었다.
처음 그가 수상하다고 느꼈던 것은, 그가 나를 함정에 빠뜨려 가위로 그의 얼굴을 긋도록 유도했을 때였다.
나는 대군 앞에서 단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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