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7장 꿈속 큰오빠의 인생
꿈속의 신유정은 지금처럼 큰오빠와 함께 돌아오지 않았다.
공항에서 황급히 작별을 고했다. 그리고 형님이 만찬에 참석했을 때 만났다.
많은 소설의 내용이 그렇듯 오빠는 신유정을 볼 때마다 늘 그녀를 생각했다.
아마도 첫사랑의 곬이 너무 깊어서인지 그는 이별의 이유를 알고 싶어 했다. 왜 감정이 제일 깊을 때 자신을 떠났는지 직접 물어보려 했다.
처음에 신유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할아버지를 찾아왔다.
서재에서 말했던 것과 비슷한 혼자 자력갱생한 말을 잔뜩 늘어놓았다.
그때의 할아버지는 큰오빠가 여자에게 빠지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진명 그룹이 부도나기 직전이기에 그런 상황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회사를 경영하는 것이다. 그래야 더 많은 직원이 직장을 잃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강경한 태도로 두 사람의 감정에 끼어들었다.
할아버지는 서재 때와는 달리 신유정의 말에 전혀 동의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단지 두 사람의 감정을 허락하지 않았다면 지금은 신유정에 대한 혐오감이 극에 달하고 있었다.
이렇게 되니 오히려 신유정이 큰오빠에게 다가갈 기회가 생겼다.
그때 큰오빠는 할아버지가 독단적이고 사람의 감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신유정은 자신의 노력으로 평범한 가정에서 유명인사가 되는 데 성공했다. 그러려면 보통 사람들보다 10배 이상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신유정의 등장은 진명 그룹의 몰락을 가속화했다고 볼 수 있다.
이것 또한 진희원이 의아한 부분이다. 꿈은 단편적이었고 꿈속의 신유정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매번 우연한 일이 너무 많이 일어났다.
큰오빠는 정신없이 바빴고 집에만 오면 침묵을 지켰다.
할아버지와 큰오빠의 관계도 점점 멀어졌다.
그때 할아버지는 그녀에게 말하려는 내용이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것도 몰랐다. 우리 안에 갇혀 다른 사람에게 놀아나는 외부인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심지어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할아버지와 큰오빠가 싸우게 된 것은 신유정이 떠난 이유가 할아버지가 돈을 줬기 때문이라는 것을 큰오빠가 알게 되었을 때이다.
그날 큰오빠의 기분은 확실히 안 좋았다. 상처 주는 말을 많이 했다.
회사 의사결정에 할아버지도 영향을 받게 되면서 주주권을 완전히 박탈당했고 그룹은 공식적으로 진택현의 손에 넘어갔다.
진희원은 허공에 둥둥 뜬 채 눈앞의 광경을 바라보고 있는 듯했다.
할아버지가 병석에 누워 그녀의 손을 잡고 있었다. 그리고 힘겹게 한 마디 내뱉었다.
“가서 너의 큰오빠 좀 불러와.”
진희원은 이미 사람들의 조롱을 받아 꼴이 말이 아니었다. 큰오빠가 조금 두려웠다.
큰오빠는 줄곧 엄숙하게 눈썹을 치켜올리고 있었다. 마치 그녀에게 매우 실망한 아버지 같았다.
큰오빠는 병실에 들어갔다. 할아버지는 결국 신유정과 함께 있는 것을 허락하셨지만 모든 일에서 반드시 진명 그룹을 우선시하라고 당부했다. 이것이 큰오빠의 책임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큰오빠는 그 말을 듣기는 했지만 실제 실천으로 옮기기는 어려웠다. 처음에 신유정을 완전히 받아주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에 떠나간 사람은 떠난 버스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신유정은 사람을 감동하게 하는 능력이 있다. 큰오빠를 돌봐야 한다면서 요란하게 이사를 왔다.
할아버지는 그때 병상에 있었고 진택현은 신유정이 집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했다.
진희원도 본가에서 쫓겨났고 진씨 저택에는 오순호만 남았다.
꿈속에서 오순호는 우산을 쓰고 그녀를 배웅했다. 짐을 들어줄 때, 할 말이 아주 많은 것 같았지만 결국 한숨만 내쉬다가 한마디 했다.
“일곱째 아가씨, 여섯째 도련님과 어르신을 생각하실 겁니까? 여섯째 도련님이 어렸을 때 아가씨와 장난치는 것을 얼마나 좋아했는데요.”
그때 진희원은 생각했다. 여섯째 오빠? 여섯째 오빠는 이미 없지 않은가?
진희원은 떠난 후 질투심이 더 심해졌다.
진택현은 종종 진소연과 같이 잡지에 나왔다.
큰오빠와 신유정도 성대하고 웅장한 약혼식을 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