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2장
노인은 오다를 말리지 않았다. 그는 오래 살아서 도력이 아주 강했고 망혼 한둘쯤 그를 위해 움직일 수 있었다.
“주인님, 스퀘어에 악령이 너무 많습니다. 저희는 가장 안쪽까지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용호산 사람들이 안에 있었습니다.”
보고하고 있는 것은 오다의 앞에 있는 검은 안개였다. 상대는 눈 한쪽만 드러냈는데 불고 음침한 것이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오다는 용호산이라는 말을 듣자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그는 자기 사람이 정체를 들킬까 봐 두려웠다.
노인은 오다보다 침착했다. 그는 아주 자세히 물었다.
“용호산의 누가 있었느냐?”
이번에 보낸 사람들은 도력이 약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 명도 돌아오지 못했으니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주인님, 저희는 그곳에 가까워지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구체적으로 누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스퀘어에 결계를 쳤어요.”
노인은 곧바로 거의 밖에 나오지 않는 용호산의 천재를 떠올렸다.
설마 그가 하산한 걸까?
노인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들이 붙잡혔다면 상서는?”
두 망령은 시선을 주고받더니 말했다.
“상서는 용호산 일행 중에 없었습니다.”
‘없었다고?’
노인은 미간을 찌푸렸다.
“용호산의 수도자들이 상서를 가만둘 리가 없는데.”
일본인들이 어떻게 되든 그는 관심이 없었다.
그가 원하는 건 상서였다.
몇 년이나 흘렀음에도 그는 줄곧 선경에 오르지 못했다.
그 때문에 계속해 육체를 바꿔가야 했다. 그는 늙어버린 얼굴을 감당할 수 없었다.
만약 상서 하나가 계속 피를 제공한다면 그도 더는 부하들에게 남자아이, 여자아이들을 수집해 오라고 할 필요가 없었다.
“가서 찾아.”
노인의 진득한 눈동자가 움직였다. 그는 곧바로 음산한 눈빛으로 말했다.
“그 상서는 내 것이어야만 해.”
“네, 주인님.”
검은 안개가 흩어졌다. 서재에 서 있는 노인은 엄밀히 따지면 인간이 아니었다. 그의 등에는 갈라진 흉터가 있었다. 그걸 봉합한 뒤에야 노인은 입을 열었고 그의 목소리는 문밖으로 흘러 나갔다.
“진씨 일가로 향할 준비를 해.”
줄곧 밖에 서 있던 집사는 얼굴이 창백해진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네.”
먼 곳, 밤은 점점 깊어졌고 곧 10시가 되었다.
진희원은 그제야 백발의 소년과 함께 길가에 멈춰 섰다.
소년은 상처를 다 싸맸고 예전보다 훨씬 더 활기 넘쳐 보였다.
그의 손에는 진희원이 사다 준 샌드위치가 들려 있었다.
고개를 숙이고 샌드위치를 먹는 소년의 모습은 일반인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를 본다고 해도 그저 색소결핍증을 앓는다고 생각하겠지, 그를 상서와 연관 지어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진희원은 계속 길을 걸으면서 수소문해 보았지만 서지석을 본 망혼은 없었다.
진희원은 대책 없이 소년을 데리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었다.
사실 그녀는 스퀘어에서 일부러 끄나풀 한 명을 그냥 보내주었다.
진희원은 시선을 돌려 겉옷 하나 바꿔입었다고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 거로 생각하는 남자를 바라보며 입꼬리를 살짝 말아 올렸다.
지금 서지석은 사라졌다. 이 일을 계획한 사람이 누구든 그녀는 반드시 잡아낼 생각이었다.
스퀘어에서 그들은 상서를 잡지 못했고 심지어 진희원 때문에 큰 피해를 보게 되었다. 일본 스파이는 아마 그곳에서 벗어나자마자 곧장 상부에 연락했을 것이다.
그래도 그는 조심성이 많은 편이었다. 몇 바퀴나 돌고 나서야 그곳에 나타났으니 말이다. 마치 술을 마시고 집에 돌아가려던 싱어송라이터 같았다. 얼굴만 봐서는 스파이 같지 않았다.
진희원은 굳이 자세히 조사하지 않아도 그들의 정보가 다 조작된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또 어떤 이들은 일본인이 아니라 한국의 젊은 청년이기도 했다.
일본이 오랫동안 문화 침략을 심하게 한 탓이었다.
2D든 3D든 잘못은 없었다. 그냥 취미일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