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9장 진희원의 이간질
진희원은 일부러 그렇게 말한 것이었지만 일부러 놀란 척했다.
“큰할아버지가 입양아였다고요? 할아버지는 그런 말씀을 한 적이 없는데요! 큰할아버지를 대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봐도 입양된 형을 대하는 느낌은 아니었는데요.”
“어르신은 형제의 정을 중요시하시죠.”
집사는 자연스럽게 말했다. 그러고 나서야 자신이 진희원의 할아버지를 칭찬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따로 이유가 있기도 해요. 그때 진씨 일가가 위험해졌을 때 어르신께서 나서서 진상철 어르신을 지켰거든요.”
진희원은 뒷말에 의심을 품었다.
진원은 진씨 일가를 이용해서 대지의 생기를 흡수하여 일본인에게 주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진희원은 그런 그가 자신의 목숨을 바쳐 누군가를 구할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
분명 뭔가 이득이 되는 일이 있었을 것이다.
진희원이 가장 알고 싶은 것은, 진원이 진씨 일가 사람도 아닌데 어떻게 진씨 일가 선조의 비호를 받냐는 것이었다.
저택에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저택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분명 다른 뭔가가 있을 것이다.
진희원은 테이블을 톡톡 두드렸다. 그것은 그녀가 생각할 때 보이는 습관이었다.
같은 시각, 뒷마당.
오다는 아무리 목소리를 낮추어도 마음속 분노를 감출 수가 없었다.
“멍청하긴! 혼자서 우리 사람 십여 명을 없앴는데 상대가 누군지도 모른다고?”
치료하고 있던 수도자는 기운이 흐트러져 있었다.
“너무 빨리 나타나서 반응할 틈이 없었습니다.”
“당시 저는 멀리 떨어져 있었거든요. 저는 바깥쪽을 맡아서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콜록!”
수도자는 피를 토했다.
“다 끌려갔습니다.”
오다는 그의 멱살을 잡았다.
“누가 잡아간 거야?”
수도자는 고개를 저었다.
오다는 쓸모 있는 정보를 알아내지 못하자 핏발이 섰다.
진원은 그 모습을 발견했고, 그도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그러니까 또 계획이 실패했다 이거지?”
오다는 만회해 보려고 했다.
“상서를 사냥하는 것은 원래 어려운 일입니다.”
“오다, 난 귀가 먹지 않았어.”
진원은 조금 전 진희원의 말 때문에 화가 난 상태였다.
“지금 사람까지 잡혔다고 하니 노출될 위험이 있는 거 아니야?”
“내가 몇 번이나 얘기했지. 우리나라의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들은 건드리지 말라고. 그런데도 이 꼴이지!”
“상서도 못 잡았고 네 사람들은 끌려갔어.”
“그 관련 부문의 사람들이 무능력한 줄 알아? 질문 몇 번 하면 곧바로 너희들이 스파이라는 걸 알아낼 거야.”
진원은 정말로 초조했다. 그는 퇴로를 준비해야 했다.
머리가 텅 빈 진희원도, 진기풍을 위해 공들여 파놓은 함정도 위험천만한 지금보다는 나았다.
“오다, 넌 네 사람들 데리고 지금 당장 이곳을 떠나.”
진원은 어두운 눈빛으로 단호하게 명령을 내렸다.
오다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는 독사 같은 눈빛으로 위협하듯 말했다.
“진원 어르신, 잘 생각해 보셨습니까? 대사님 뜻을 거스를 생각입니까?”
“대사님께는 내가 알아서 설명할 거야.”
진원은 그를 바라보았다.
“이건 우리의 최종 접선지야. 너희 때문에 이곳에 문제가 생긴다면 대사님이 기뻐하실까?”
“게다가 왜 저놈 혼자만 도망쳐 나온 거지?”
진원은 원래 의심이 많은 성격이었다.
“저놈에게 문제가 없는 건 확실해? 저놈을 따라온 사람은 없어?”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진원은 지금 당장 CCTV를 확인하고 싶었다.
“어르신, 전 밖에서 한 바퀴 돌고 여기로 왔습니다. 전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 온 겁니다. 절 따라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모습이 누군가의 이목을 끌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