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화 네가 더럽다고 세상이 다 더러운 줄 아니?
“말 좀 더럽게 하지 마.”
강이영이 눈살을 찌푸렸다.
‘심은성이 누군데?’
‘내가 누구랑 바람 났다는 거야?’
‘헛소리도 정도가 있지.’
“내가 말을 더럽게 한다고?”
강수빈은 과장스럽게 가슴께를 가리더니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주위 손님들의 시선을 끌었다.
“여러분, 여기 좀 보세요! 내 동생이 자기 약혼자 내버려두고 바람을 피우고 다니더라고요? 그래서 언니 된 입장으로 충고 좀 해줬는데, 오히려 나보고 더럽다는 거 있죠?”
“역시 그 엄마에 그 딸이네.”
강수빈은 차갑게 비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강이영, 넌 정말 너희 엄마랑 다를 바가 없구나? 예전에 아빠가 잠깐 출장 간 사이에 바람피운 것도 너희 엄마 아니었니? 아빠도 그걸 알고 이혼했던 거고...”
“촤악!”
강이영은 진열대에 있던 500ml짜리 빨간색 아크릴 물감을 집더니 그대로 강수빈의 얼굴에 확 뿌려버렸다.
끈적한 물감이 이내 강수빈이 공들여 세팅해 놓은 머리카락을 타고 흘러내렸다. 명품 샤넬 수트는 빠르게 추상화 캔버스로 변해버렸다.
주위에서는 놀란 듯한 사람들의 비명이 터져 나왔고, 가게 직원들이 허겁지겁 달려왔다.
강수빈은 떨리는 손으로 얼굴에 가득 묻은 끈적한 물감을 만져보더니 이내 히스테릭한 비명을 질렀다.
“꺄아악!”
“강이영! 네가 감히 나한테 물감을 뿌려!”
“너한테 뿌렸는데, 그게 왜?”
강이영은 빈 물감통을 움켜쥔 채 한껏 성난 얼굴로 강수빈을 노려보았다.
“네가 더럽다고 해서, 세상이 다 더러운 줄 아니?”
미친 듯이 얼굴을 닦아내던 강수빈은 고개를 숙여 옷을 내려다보았다. 새하얀 원피스는 어느새 붉은 물감으로 얼룩져 있었다.
“너, 이 원피스가 얼마짜린 줄 알고! 한정판이야! 몇억이 넘는 건데!”
게다가 오늘 처음으로 개시한 옷이었다.
강이영은 다시 물감통을 휘두르며 강수빈의 발밑에 내던졌다.
“네가 뭔데 감히 우리 엄마를 입에 올려!”
강수빈의 온몸은 분노로 부들부들 떨렸다. 당장이라도 강이영에게 달려들려 했지만 높은 하이힐 굽에 발목이 꺾여, 그대로 물감 웅덩이에 주저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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