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8화
백세민은 원래부터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전소현의 그 뻔뻔한 태도를 보자 그의 안색도 금세 어두워졌다.
“그제 오후 청류 거리 앞에서 화영 아가씨를 가로막고 있던 그때, 전하께서도 그 자리에 계셨습니다. 제 입으로 직접 말해야 하나요?”
전소현은 그 말에 숨이 턱 막혀 눈동자를 번뜩이며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자 백세민이 한마디만 툭 내던졌다.
“전할 말은 전했으니 가든 말든 마음대로 하세요.”
이 말만 남기고는 곧장 전소현의 처소를 떠나 심화영을 찾아갔다.
그 시각 심화영은 밤새 잠을 설친 데다 낮에는 수화당에 가야 하기에 화장대 앞에 앉아 졸음을 이기지 못한 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송로는 그녀의 머리를 손질하며 투덜거리듯 말했다.
“아가씨, 또 밤새 몰래 빠져나가신 거지요? 제가 모를 줄 아셨나 보네요? 이 일 부인과 대감께서 아시면 기절하실 일입니다. 밖이 얼마나 험한 줄 아시면서... 낮에도 호위 없이 나도는 게 위험한데 밤에도 그리 혼자 나가시다니!”
전생의 심화영이였다면 그런 말을 들으면 짜증부터 냈을 것이었다.
종이 주인을 우습게 본다며, 고의로 자신을 괴롭힌다 여겼을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 모든 말이 그저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 주는 정으로 느껴졌다.
“백세민이 따라왔잖느냐. 그 사람의 무공 실력이야, 네가 더 잘 알지 않느냐? 그리고 나도 호락호락 당할 사람은 아니다. 내겐 독이 있잖아... 자, 됐고. 그만 말하고 잠깐만 눈 좀 붙이마. 시간 되면 깨워주거라.”
송로는 어이가 없어 말을 잇지 못했지만 심화영이 정말 피곤해 보이자 더는 뭐라 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겉옷을 덮어주고는 살며시 입꼬리를 올렸다.
어차피 심화영은 타고난 미모 덕에 장신구 하나 없어도 맑고 단아한데 굳이 꾸미는 게 무슨 소용이랴.
하여 그냥 이대로 두기로 했다.
그때 백세민이 들어왔다.
심화영은 고양이처럼 몸을 동그랗게 말고 화장대에 엎드린 채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그 옆얼굴은 부드럽고 포동포동하여 마치 막 찐 찹쌀떡 같았다.
“...”
백세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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