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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하지만 이 일을 어머니께 말한들 괜한 걱정만 더할 뿐이었다. 심화영은 스스로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로 마음먹었다. 예전에는 자신도 늘 그렇게 생각했다. 심여진이 워낙 뛰어난 학식을 갖췄기에 명대호에게 가장 총애받는 제자가 되었고 그래서 수화당에 따로 방을 내주며 다른 학생들의 과제를 함께 검토하게 하는 것이라 여겼다. 전생의 그녀는 심여진을 시샘하면서도 깔보았다.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만큼 칭송받는 것이 부럽기도 했지만 속으로는 ‘여자가 글만 안다고 무슨 소용이냐’며 폄하했다. 차라리 자신처럼 삼황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훨씬 낫다며 자부심까지 느꼈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리석고도 우스운 일이었다. 유씨 부인과 송연정이 흘린 말 같잖은 말들에 홀딱 속아 넘어가면서도 오히려 그것이 대단한 일인 양 자랑스러워했으니 말이다.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 바라보니 그 속내가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다. 설령 심여진이 아무리 뛰어나다 한들 어찌 세가 자제들, 즉 명문가의 도련님들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본디 여인은 조정 일을 논해서는 아니 되었고 심여진이 배운 것이라야 겨우 금침, 서화, 시문 따위였다. 가끔 여인네들 상대로 몇 마디 가르치는 것은 대단할 게 아니지만 세가 도련님들의 글을 살펴 평가하다니 그건 명백히 도를 넘은 일이었다. 그런데 명대호는 제왕과도 가까운 사이였다. 심화영은 문득 떠올렸다. 수화당 앞을 지나다닐 때, 몇 차례나 제왕이 그 안에 드나드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땐 별다른 생각 없이 흘려보냈었다. 그러나 훗날 심씨 가문이 몰락하고 그 제왕이 떳떳이 후작 댁에 혼사를 청해왔을 때 그의 본심이 드러났다. 쉰이 넘은 나이에 뻔뻔하게도 심여진을 후궁으로 들이겠다며 자기는 이미 수화당 시절부터 그녀를 눈여겨봤노라고 떠벌렸다. 그 말이 결국 심여진의 명예를 짓밟은 것이었다. 이제 와 생각해보니 수화당 내 방을 따로 내어준 명대호의 행동은 어쩌면 제왕을 위한 길을 터주는 짓이었는지도 몰랐다. 심화영은 저도 모르게 손을 불끈 쥐었다. 고윤희와 몇 마디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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