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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손채윤은 그 말을 듣고 비록 흘겨보는 눈짓을 했으나 얼굴에는 오히려 웃음을 얹었다. “쓸데없는 말 말거라. 스승님께서 아무리 못난 자라도 웃음거리로 삼지 말라 했지 않았느냐. 공연히 비웃다가는 우리 또한 똑같이 보일 것이다.” 누가 들어도 이는 심화영을 못난 자라 비웃는 것이었다. 즉, 자신이 그녀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은근히 드러내는 것이었다. 곧 옆에서 맞장구를 치며 아첨하는 소리가 터졌다. “역시 지당한 말씀이십니다!” 이렇게 한쪽은 추켜세우고 한쪽은 깎아내리는 짓거리는, 심화영이 전생에서 수없이 보아온 장면이었다. 그럴 때마다 자신은 늘 창피만 당하고 손채윤은 마치 하늘의 선녀라도 된 듯 빛나며 명예를 얻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심화영은 미소를 짓고 고개를 들어 주위를 훑었다. “맞는 말입니다. 선녀라면 하늘에 있으면서 입을 다물어야 진정한 선녀지, 땅에 내려와 변소에 발을 들여놓고서도 소변이 향기롭다 우기면 되겠어요?” “그것 참 눈이 환해지는 소릴 하는구나!” 옆에서 안왕세자 원지호 또한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말 잘했다! 그리 대단하다면 이 화정원에 내려올 게 아니라 차라리 하늘로 올라가야 하는 것 아니오?” 심화영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감사해하는 기색이 스며 있었다. 심화영은 곧 어젯밤 자신이 원지호와 강치현 사이의 갈등을 몇 마디로 풀어준 일이 떠올랐다. 그래서 원지호는 지금 그 은혜를 갚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대놓고 맞받아치니 손채윤이 어디 체면이 서겠는가? 슬쩍 고개를 돌려보니 아니나 다를까 손채윤은 고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심화영을 노려보고 있었다.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는 채로 말이다. 뒤이어 심화영은 그녀를 향해 가볍게 웃어 보였다. “아가씨, 왜 떨고 계세요? 저와 세자 저하가 방금 한 말은 선녀 이야기입니다. 아가씨를 지칭한 적도 없지 않습니까?” 원지호 또한 웃음을 더했다. “맞소. 우리가 한 말은 선녀 이야기인데 왜 화를 내시오? 설마 스스로 선녀라 착각하는 건 아니겠지?” “너...!”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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