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7화
“전달했습니다. 이제 은전을 주시는 겁니까?”
걸인은 뻔뻔하게 손을 뻗었다.
원태영은 그를 발로 걷어차고 싶었으나 애써 화를 억누르고 그에게 은자를 쥐여주며 물었다.
“어떤 반응을 보였느냐?”
원태영이 변장을 한 탓에 걸인은 원태영이 누군지 알아보지 못했다. 걸인은 기억을 되짚어본 뒤 대답했다.
“별다른 반응은 없었습니다. 그저 제게 은전을 주면서 고맙다고 한 뒤 바로 마차를 타고 떠나셨습니다. 혼자 말입니다. 어디로 갔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원태영은 그 말을 듣고 기뻐했다.
지금은 점심시간이었기에 심화영은 집으로 돌아가 점심을 먹은 뒤 외출해야 했다. 그런데 심화영은 집 앞에 도착했으나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바로 떠났다. 그와 만난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비밀로 하고 싶은 것이 분명했다.
심화영은 오늘 저녁 약속 장소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원태영은 걸인에게 은자를 더 준 뒤 빠르게 마차에 올라 문강에게 말했다.
“연춘루로 가자꾸나!”
“네!”
문강은 매우 기뻐하면서 말을 채찍질했다.
...
심 대감 댁의 뒷골목은 안전한 편이었다. 심화영은 수면 보충을 위해 마차에 타서 푹 잤다.
그러다 오후가 되자 문밖에서 기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가씨, 저 돌아왔습니다! 점심은 드셨습니까?”
마차의 발을 걷어 올린 심화영은 눈앞의 사람을 보고 입꼬리가 심하게 떨렸다.
“백세민?”
“네, 접니다!”
백세민은 그녀를 향해 씩 웃어 보였는데 그 모습이 기괴했다.
백세민은 연녹색의 치마를 입고 있었다. 비록 몸 선은 나쁘지 않았지만 키가 너무 크고 긴 머리카락을 대충 묶은 탓에 협객 같은 느낌을 주었다.
심화영은 눈앞이 아찔했다.
“조용히 움직일 생각이니 다른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게끔 변장을 하라고 한 것뿐인데... 네가 이렇게 과감할 줄은 몰랐다.”
백세민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저희 어머니께서는 어렸을 때 저를 딸처럼 키우셨습니다...”
심화영은 할 말이 없었다.
그녀도 그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었다.
백세민의 어머니는 줄곧 딸을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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