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4화
문강은 입을 뻥긋했으나 끝내 아무 말도 꺼내지 못하였다.
그 순간, 건너편에서 백세민의 냉소가 울려 퍼졌다.
“설마 곡의를 찾지 못하신 것이옵니까? 아니면 전하께서 한바탕 즐기신 상대가 사실은 연춘루의 기생이었던 것입니까? 허면 어찌 그 모든 일을 저희 아가씨께 덮어씌우려 하시는 것입니까?”
이 광경을 바라보며 백세민은 속이 다 시원했다.
‘참으로 절묘한 계책이야...’
속으로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원태영은 그 말을 듣는 순간,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자 무심코 뒤편 창가를 힐끔 바라보았다. 설명할 수 없는 불안감이 뒷덜미를 훑었다.
그렇다.
오늘 밤 그 방 안에서 여인은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고 오직 뜨거운 욕망만이 가득했다.
‘날 삼켜버릴 듯 달려들던 그 광기, 그 난잡한 태도... 그 여인이 과연 진짜 화영 낭자였을까?
심철호는 그의 표정을 읽고는 재빨리 소리쳤다.
“삼황자 전하! 그 방 안의 여인을 당장 이 자리로 내오세요!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제 딸이 창피를 무릅쓰겠다 하는데 전하께서는 무엇을 그리도 숨기려 하는 것입니까?”
“이 많은 이들이 다 지켜보고 있습니다. 오늘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내일 아침에는 온 영주에 소문이 퍼지고 열흘 내로는 대제국은 물론이고 대초국, 진연국, 동영까지 소문이 번질 수도 있습니다!”
“지금 그리 숨기고 감추려 하시니... 도리어 수상하지 않나요?”
“맞습니다, 삼황자 전하! 어서 심씨 가문 셋째 아가씨를 끌어내 오세요! 저따위 몰염치한 여인은 온 백성의 지탄을 받아 마땅하온데, 무엇을 아낀단 말입니까?!”
사태의 전말을 알지 못한 무지한 구경꾼들이 신나게 소란을 보탰다.
그러나 원태영은 더 이상 발을 뗄 수 없었다.
아까 그 계집종의 말 한마디가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았기 때문이었다.
‘혹시라도... 안에 있는 이가 정말 화영 낭자가 아니라면?’
그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찰나, 계집종이 다시금 냉소하며 말했다.
“다들 그리 궁금해하고 또 전하께서도 차마 그 여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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