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6화
곧이어 백세민이 다가와 아뢰었다.
“아가씨, 일은 모두 마무리하였습니다.”
“송연정은 과연 그 성질을 못 이기는구나.”
심화영은 측문을 지나 멀어져 가는 마차를 바라보다가 눈빛이 잠시 복잡해졌다.
“다만... 유씨 부인이 어젯밤 화살을 한 대 맞았다 합니다. 급소는 아니지만 이렇게 계속 몸을 혹사하다간 오래 버티지 못하실 것입니다.”
그녀가 송연정을 대하는 마음은 진심이었다.
친부모에게서는 느껴보지 못한 그런 정이었다.
심화영의 마음속 슬픔을 느꼈는지, 앞서가던 사내가 손을 내밀어 그녀의 손을 감싸 쥐었다.
“명양왕부에 들면 그곳이 곧 그대의 집이오.”
고개를 떨구어 전강훈을 바라보자 심화영의 가슴 한켠이 따스해졌다.
‘그래, 세상 누구보다 날 아껴 주는 이가 바로 이 사람이야, 게다가 심씨 가문과 양부모님도 한없이 좋고 오라버니와 언니도 곁에 있으며 곧 사랑스러운 여동생도 태어날 거잖아.’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유씨 부인은...”
사내는 그녀의 손을 한 번 더 꼭 쥔 뒤, 말을 이었다.
“그대는 유씨 부인이 인신매매꾼에게서 사 와 심 대감님을 흔드는 데 쓰인 인물이오. 다만 지금은 그 인신매매꾼이 남쪽에서 왔다는 것만 알 뿐, 유가촌 사람들 말로는 그날 이후 그자를 다시 본 이가 없다고 하더군.”
“사람을 더 시켜 추적케 하겠소.”
그의 눈빛에는 옅은 연민이 비쳤다.
심화영은 전생에 그가 두 눈에서 피를 흘리던 모습을 떠올리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하여 손을 들어 그의 눈가를 어루만졌다.
“찾으면 좋고 찾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전 그저 답을 얻고 싶을 뿐이에요. 강훈 오라버니 말씀이 옳아요. 왕부에 들면 나는 왕부의 사람, 오라버니가 계신 곳이 곧 나의 집이죠.”
사내의 차가운 눈동자에 서서히 달콤한 기운이 번졌다.
“혹시 망선루를 기억하오?”
“예, 제가 가장 좋아하던 다과집이 아닙니까. 어머니께서 이 썩는다 하여 못 먹게 하시니 매번 강훈 오라버니께 졸라서야 하나씩 맛볼 수 있었지요.”
“오늘은 그곳으로 데려가리다.”
유년 시절의 추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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