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3화
그 말에 유씨 부인은 안색이 어두워진 채 휘청거렸다.
자신이 오래 살지 못할 거란 걸 알고 있었으나 지금 당장 죽을 준비는 되어 있지 않았기에.
유씨 부인이 고개를 돌려 송연정을 바라보니 그녀는 간절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비록 송연정의 얼굴에는 걱정도 다소 섞여 있었으나 그보다 손 상서 댁의 규수가 되고 싶어 하는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에 가슴이 칼로 찌르듯 아팠던 유씨 부인은 자기 딸을 바라보다가 아무 말도 없이 고개를 푹 숙였다.
그녀는 생각을 다시 정리하려 하였으나 손씨 노부인은 이미 참을성을 잃었다.
“너 자신이 언젠가는 죽게 된다는 걸 벌써 잊은 것이냐?”
‘지금은 손 상서의 약점을 쥐고 있다고는 하나 죽으면 연정도 보호할 수 없다는 뜻인가? 하긴 내가 죽고 나면 연정의 운명은 어찌 될지...’
이렇게 생각하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유씨 부인은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들었다.
“내가 어떻게 죽는 걸 원하십니까?”
“여봐라! 유씨 부인이 손 상서에게 독을 타 사내구실을 못 하게 하였으니 당장 끌어내려 곤장 100대를 쳐라!”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어서 체면을 구기고 싶지 않았던 손씨 노부인은 유씨 부인을 제거하려고 바로 명을 내렸다.
그러자 손 상서 댁의 호위무사들이 일제히 유씨 부인에게 달려들었다.
“연정아...”
유씨 부인이 고개를 돌려 마지막으로 송연정을 바라보았다.
눈물이 그녀의 볼을 타고 줄줄 흘러내렸고, 가슴의 상처도 벌어지며 피가 흘러나왔다.
“이모님.”
송연정이 유씨 부인에게 다가가려다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푹 숙이자, 유씨 부인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이 느껴졌다.
반면 손 상서는 살짝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연정이 이러면 내 손아귀에 들어온 셈이군. 부귀영화에 눈이 멀어 제 어미도 나 몰라라 하다니. 이런 년들을 잘만 구슬린다면 이용하기 딱 좋아. 유씨 부인을 죽여 후환을 없앤다면 모든 것이 완벽해.’
하지만 손씨 노부인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 자식과 손자들이 연루될까 봐 어쩔 수 없이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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