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5화
정신을 번쩍 차린 손 상서가 허둥지둥 무릎을 꿇었다.
“진정하십시오, 강훈 전하. 일개 안채의 아낙네와 같게 굴 필요가 없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부인은 꼼짝없이 강훈 전하의 기세에 눌려 꼼짝도 못 할 거야. 강훈 전하가 손대지 않고 단지 위압만 가했을 뿐인데 이 정도라니. 당장 죽는다 해도 증거가 없으니, 폐하께서도 강훈 전하를 어찌하지 못할 거야.’
전강훈의 내공이 이렇게 강해진 연유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손 상서는 식은땀을 흘렸다.
다.
‘공간을 가로질러 사람을 해하다니.’
사실 손씨 노부인이 조금 전 심화영에게 한 행동이 전강훈의 심기를 건드렸던 것이었다.
그래서 이대로 넘어갈 생각이 없었던 전강훈이 쌀쌀맞게 웃었다.
“안채의 아낙네라...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상서 나리. 혹 그러면 얼굴의 상처도 안채 아낙네인 손씨 노부인의 짓입니까?”
한쪽 얼굴이 부은 채 무릎을 꿇고 있던 손 상서가 이 말을 듣고 있자니 자신이 더욱 초라해지는 것을 느꼈으나 어찌 반박해야 할지 몰랐다.
“이공주가 망언을 내뱉었습니다. 안채에 오래 있어서인지 바깥 사정을 잘 모르는 듯하니 신이 대신 전하께 사과하겠습니다. 노여움을 푸십시오, 전하.”
이에 주위에 있던 백성들이 수군거렸다.
“무력으로 제압하니까 손 상서도 바로 꼬리를 내리는구먼.”
이렇게 말하고 전강훈은 심화영을 바라보았다.
손 상서도 입술을 깨물더니 심화영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화영 낭자, 전하를 좀 말려 주시면 아니 되겠습니까?. 이 일은... 저와 제 안사람의 잘못이니... 유씨 부인을 데려가셔도 좋습니다.”
“이제야 상서 나리와 말이 통하네요.”
심화영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손씨 노부인이 문제가 생기면 폐하께서 노하시어 조사하라고 할까 봐 두려우신지요? 높으신 두 분께서 사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유씨 부인을 죽이시려는 이유가 대체 무엇입니까? 체면 따위는 안중에도 없군요. 옛날 저희 아버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유씨 부인을 받아주셨습니다. 사내대장부라면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책임져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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