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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그뿐이 아니라 온 흠천감이 송두리째 사라졌다. 그는 느릿하게 고개를 돌려 옆에서 비명을 지르는 이를 보려 했으나, 이미 두 눈은 아무것도 담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낮게 중얼거렸다. “이, 이공자...” 같은 시각, 상서부. 손홍철은 전날 곤장을 맞고 마당 그늘에서 몸을 추스르고 있었다. 그런데 멀리 흠천감 쪽에서 불길이 하늘을 뒤덮는 것을 보자 벌떡 일어나 비명을 질렀다. “수현아!” 정신이 번쩍 든 그는 상처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고래고래 소리쳤다. “어서! 어서 흠천감에 가 무슨 일인지 알아오너라!” 그의 아들 손수현이 바로 오늘 그곳에 갔던 것이다. 멀리 치솟는 불길을 노려보던 그는 온몸이 굳어졌고 가슴속에서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불길이 저토록 거세니 손수현은 이미 살아남지 못했으리라. “누가 한 짓이냐!” “대체 누가 이런 짓을 저질렀단 말이냐!” 손홍철은 절망에 몸부림치다 의자에서 나동그라져 땅을 치며 통곡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손 부인, 오혜진이 그에게 달려들어 뺨을 후려치며 울부짖었다. “모두 당신 잘못이에요! 당신이 아니었으면 수현이가 어찌 이 지경에 이르렀겠어요!” 그녀는 목 놓아 통곡하며 외쳤다. “내 아들 수현아! 불쌍한 내 아들!” 손홍철은 이를 악물고 달려들어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입 다무시오! 이 일이 새나가면 우리 모두 살아남지 못하오. 이제부터 누가 묻거든 수현이는 유학을 나갔다고만 하시오.” 오혜진은 그의 손을 악착같이 물어뜯었다. 피가 곧 흘러내렸으나 손홍철은 손을 떼지 않고 낮게 윽박질렀다. “소리 내지 마시오! 남들이 들을까 두렵지 않소? 혹여 전강훈의 사람들이 밖에서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르오.” 그 순간, 그들은 놀란 새처럼 움츠러들었다. 한편, 단설벽 아래서 전강훈은 불시에 재채기를 하고는 물었다. “손수현은 죽었느냐?” 그 어조는 파동조차 없었다. 마치 밥은 먹었냐고 묻는 듯 담담했다. 그러나 전강훈이 노하면 그 기세만으로도 숨이 막히는 법, 그 자리에 있던 이들조차 순간 움츠러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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