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7화
방준서가 고개를 저었다.
“내가 강월호를 돕겠노라 한 까닭은 조건 가운데 하나가 곧 내 여동생을 찾아 달라는 것이었소. 천자교 무리 안에는 그 아이가 없었소.”
심화영은 난처한 기색을 띠었다.
“다른 단서는 없습니까?”
방준서가 고개를 저으며 쓸쓸히 웃었다.
“그때 내 나이 고작 다섯 살이었소. 나 자신조차 아무것도 모르던 때였는데 지금껏 기억을 더듬어낸 것만도 대단한 일이오. 다른 단서가 있을 리 없지 않소.”
심화영은 입술을 달싹였으나 더 묻지 못하였다.
혈육이 헤어진 슬픔은 누구에게나 건드리기만 해도 곧 상처가 덧나니 굳이 말을 더할 수 없었다. 그녀는 담담히 이르렀다.
“이리합시다. 저 또한 힘닿는 대로 찾아보겠습니다. 저하는 구연국 쪽을 살펴보시지요. 우리 사이 원한은 없으니 서로 최선을 다한다면 저도 굳이 저하를 곤란케 하진 않을 것입니다.”
방준서가 순간 멈칫하더니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뜻밖이로군. 낭자가 이토록 마음이 여린 사람일 줄이야.”
“...”
심화영은 잠시 말문이 막히더니 곧 담담히 이르렀다.
“이곳에서 기다리세요. 시기가 알맞으면 제가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녀는 몸을 돌려 뒤뜰로 유씨 부인을 찾으러 갔다.
운주의 일로 근심이 떠나지 않아 당장은 다른 데 마음을 둘 수 없었다. 가까운 데부터 확인하려 유씨 부인이 깨어났는지 살펴보려 한 것이다. 아니면 구연재와 강인을 찾아야 할 터였다.
그러나 막 도착하자 안에서 요란한 말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용서해 주세요, 일부러 해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부득이하여 어쩔 수 없었을 뿐이에요! 지옥에는 가고 싶지 않습니다, 안 돼요, 제발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아이고야, 참으로 곱구나. 이렇게 어린 것이... 연정아, 고작 오십 문이면 살 수 있다는구나. 데려다가 네 동생 삼으면 좋지 않겠느냐?”
“대감, 하늘이 알고 땅이 압니다! 이 아이는 우리 딸이에요. 만약 거짓이라면 벼락에 맞아 죽을 것입니다, 벼락에 맞아 죽을 것입니다!”
“연정아, 어찌하여 어미에게 이리하느냐!”
“어미의 가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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