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6화
그때가 되면 심 씨 가문을 기다리는 것은 가산을 몰수당하고 멸문당하는 것뿐이다.
게다가 오늘 밤 심화영이 죽기라도 한다면 심 씨 가문은 경성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심철호는 끔찍한 악몽을 상상하는 듯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손 상서의 역겨운 말에 심철호는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었다. 그는 온화한 성품을 지녔지만 결코 어리석은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맞받아쳤다.
“손 상서께서 말씀하신 대로 정숙하지 못한 여인이 사내와 간통을 저질렀다면 그야말로 용서받지 못할 죄를 저지른 것이지요! 유씨 부인은 본디 천박하고 음탕한 여인이라, 늘 파리 떼 같은 사내들만 꼬이게 하고 종일 앵앵거리며 귀찮게 하니 정말이지 혐오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진실로 파리 떼 같은 존재들이 있다면 저는 이 맹렬한 불길이 더욱 거세게 타올라 그 흉악한 파리 떼와 모기떼들을 모조리 태워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사람들을 짜증 나게 하지 않지요.”
그의 거침없는 발언에 노덕환조차 깜짝 놀라 손 상서의 눈치를 살폈다.
유씨 부인과 은밀한 관계를 맺은 사내 중 가장 유력한 인물이 바로 손 상서였으니 심철호의 말은 곧 그를 파리처럼 귀찮고 혐오스러운 존재라고 매도하며, 당장이라도 불구덩이에 처넣고 싶다는 뜻과 다름없었다.
손 상서는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안달이 난 나머지, 그 점을 잠시 잊고 있었다.
그 말을 듣자 손 상서는 얼굴이 몹시 굳어졌지만 과거 유씨 부인과 송연정이 상서댁까지 찾아와 소란을 피웠던 일 때문에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 일에 대해 더 따져봐도 얻을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그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럼 마지막에 무엇이 나오는지 지켜봅시다!”
삼황자는 그제야 거들며 말했다.
“맞소. 만약 이 석양각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어째서 불이 났겠소? 지금은 한여름이라 공기가 습하고 나무가 무성해서 불을 지피는 것도 쉽지 않소. 속담에 파리는 흠집 없는 달걀에는 앉지 않는다고 하니, 어쩌면 이 석양각에는 정말 남들에게 보여줄 수 없는 것이 숨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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