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3화
심화영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오늘 저는 그저 그자가 믿을 만한 인물인지 시험해 보려 했을 뿐입니다. 오늘 밤 그자와 정면으로 부딪쳤으니 그자도 이제 우리가 더는 믿을 만한 세력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겁니다. 분명 서둘러서 소 승상 쪽으로 붙으려 하겠지요.”
“소 승상은 본디 이황자 전하와도 가까운 사이라 우리가 대황자 전하와 등을 돌렸다는 소식이 곧바로 이황자 전하와 사황자 전하의 귀에도 들어갈 것이고 그 두 사람 또한 우리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 할 겁니다. 두 세력이 서로 다투다가 자연히 대황자 전하를 함께 견제하려 들겠지요.”
심화영이 말을 잇고 있는데 문밖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서 화영이는 황제 폐하의 몇몇 아들들이 서로 싸우게 만들어 우리 집안에 쏠린 시선을 돌려 보겠다는 뜻이더냐?”
심화영이 고개를 들어 보자 심진성이 빠른 걸음으로 방 안으로 들어왔다.
휘날리는 옷자락에서 의기당당한 기운이 뻗쳐 왔으나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엔 묘한 기색이 어렸다. 그 속에 탐색하는 호기심과 장난기 어린 빛이 뒤섞여 있었다.
심화영은 지난번에 심진성의 어깨에 기댄 채 잠들었던 기억이 떠올라 마음이 따뜻해졌다.
“오늘 밤 고생 많으셨습니다, 큰 오라버니.”
“흥.”
심진성이 가볍게 웃으며 안으로 들어왔다.
“연춘루의 사람들은 모두 붙잡아 노 장로님께 넘겼다. 인원은 내가 직접 세어 보았고 이름도 일일이 적어 두었으니 그다음 일은 노 장로님께서 알아서 수습할 것이다.”
그리고 그는 심화영을 바라보면서 화제를 돌렸다.
“오늘 정수를 데리고 강치현을 만나러 갔다면서?”
방구석에서 심화영의 혼숫감을 수놓고 있던 심여진은 그 말을 듣자 얼굴이 홧닥 달아올랐다.
“오라버니!”
심진성은 그녀를 보며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
“얼마나 감춘 게냐? 제법 깊이 숨겼구나! 화영이가 아니었으면 나도 몰랐을 뻔했네. 그간 한마디도 없더니.”
심여진은 입술을 달싹이다가 결국 아무 말도 못 했고 방 안의 공기가 묘하게 얼어붙었다.
심철호가 눈을 껌벅이며 물었다.
“그게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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