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6화
심화영은 시간이 많지 않아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폐하, 오늘 대황자 전하께서 약을 타서 소녀에게 먹였사옵니다. 이 일은 폐하께서도 이미 알고 있을 겁니다. 소녀가 이리 오게 된 것은 폐하께 드릴 말씀이 있고, 또 청할 일이 있어서입니다.”
“일어나서 말해보거라.”
황제는 미간을 가운데로 힘껏 오므리며 복잡한 눈빛으로 심화영을 응시했다.
“약을 탄 것을 알았으면서 어찌하여 아까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였느냐? 아까 말했다면 짐이 네게 힘을 실어주었을 터인데.”
심화영은 자신이 꺼낸 역병에 관한 얘기가 황제를 불안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조정의 안정을 위해서요. 지금 운주와 영주에서 동시에 역병이 번지고 있지 않사옵니다. 운주에는 40만 대군이 주둔해 있고, 영주도 북제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라 손해를 본다면 조정이 크게 흔들릴 수도 있을 터. 이 일이 밖으로 새어 나간다면 남초, 서진, 동영은 호시탐탐 우리 북제를 노릴 것이 뻔하니 군사들이 역병에 걸린다면 싸우지 못할 수도 있사옵니다. 게다가 조정의 내분까지 겹친다면 이 나라가 어찌 될지 모르오니 대황자 전하에게 따지지 않았던 겁니다. 만에 하나 대황자 전하가 벌을 받는다면 삼황자 전하를 견제할 자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물론 삼황자 전하의 정체가 드러난다면 동궁에 들어갈 이는 이황자 뿐이겠죠. 대황자 전하와 삼황자 전하가 위험을 무릅쓰고 폐하를 위협할까 봐 소녀는 두렵사옵니다. 그리된다면 북제는 위기에 처하게 되겠죠.”
작고 귀여운 여인의 입에서 나온 힘차고 굳센 말소리였다.
눈을 들어 황제를 마주한 그녀의 눈빛은 맑고 깊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경외심이 들게 했다.
심화영의 말을 들은 황제는 눈살을 찌푸렸다.
‘화영의 말이 맞아. 만약 역병에 걸려 강훈의 40만 대군이 무너진다면 무슨 수로 적을 막는단 말인가?’
황제는 전강훈이 죽기를 바랐으나 군사들을 잃고 싶지는 않았다.
게다가 영주 쪽도 문제도 있었다.
‘만약 삼황자의 정체가 드러난다면 그가 반역을 꾀할지도 몰라. 문제는 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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