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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조현희가 물었다. “왜?” “왜냐고? 네가 주제를 너무 모르니까 그렇지. 네 엄마 죽은 지가 언제인데 왜 너는 아직도 조씨 가문의 재산을 꽉 쥐고 있는데? 그건 원래부터 내 것이었어. 불륜녀의 딸 주제 조씨 가문의 재산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모든 것을 참을 수 있었지만 엄마마저 모욕하는 것은 참을 수 없었던 조현희는 갑자기 조수민 앞으로 달려가더니 이를 악물고 한마디 내뱉었다. “우리 엄마는 불륜녀가 아니야! 엄마가 아빠와 결혼했을 때는 너와 네 엄마가 있는지 전혀 몰랐어! 너희가 우리 엄마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거야!” 조현희가 대들 줄 몰랐던 조수민은 손을 들어 조현희를 때리려 했다. 바로 그때 휴게실 문이 열렸다. 성준빈의 모습이 스치는 것을 본 조수민은 바로 눈을 굴리더니 테이블 위의 견과류 간식을 움켜서 입에 넣었다. 그 순간 힘없이 바닥에 쓰러지더니 중얼거리며 말했다. “조현희, 왜 나한테 이걸 먹으라고 강요하는 거야... 나 견과류 알레르기 있는데...” 빠른 걸음으로 조수민에게 달려간 성준빈은 손을 뻗어 조현희를 밀쳐냈다. 비틀거리며 뒤로 넘어진 조현희는 옆에 있던 테이블 모서리에 등을 세게 부딪쳤다. 와르르하는 소리와 함께 테이블 위의 잔이 깨지면서 조현희의 양손은 유리 조각에 찔려 피투성이가 되었다. 그러나 성준빈은 조현희를 한 번도 쳐다보지 않은 채 재빨리 웅크려 앉아 조수민을 품에 안았다. “수민아, 괜찮아?” 조수민은 눈물을 글썽이며 무력한 얼굴로 성준빈의 팔을 움켜쥐었다. “나 그냥 현희와 옛날이야기나 나누려고 했을 뿐이야. 대체 무슨 일로 현희가 이렇게 화가 났는지 모르겠어. 갑자기 나한테 저 간식을 먹으라고 강요하더라니까... 내 몸 좀 봐줄래? 혹시 알레르기 같은 건 안 생겼어?” 고개를 살짝 숙인 성준빈은 이내 조수민의 몸에 맨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큰 붉은 두드러기들이 생기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어떡하지? 아직 파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이대로 준빈 씨 체면을 깎을 순 없어. 화장품... 맞아, 화장품으로 가려야겠어!” 성준빈은 조수민의 손목을 힘껏 잡았다. “지금 이런 상황에 왜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어! 가자, 병원에 데려다줄게.” 조수민을 안아 일으킨 성준빈은 휴게실을 나서기 전 차가운 눈빛으로 조현희를 힐끔 쳐다보았다. 격한 고통을 참으며 일어선 조현희는 손에서 피가 끊임없이 흐른 탓에 치맛자락까지 붉게 물들었다. 하지만 조현희는 아픔을 느끼지 못했다. 그저 높은 벼랑 끝에서 추락한 후 온몸의 감각이 모두 사라진 듯했다. 웨이터에게 응급구조 상자를 가져오라고 부탁한 뒤 너무 아파 몸을 떨며 간신히 상처를 감쌌다. 한바탕 소동이 끝난 후 지칠 대로 지친 조현희는 무거운 걸음으로 휴게실을 나섰다. 복도로 막 나오자마자 사람 몇 명이 갑자기 튀어나오더니 그녀를 옆 창고로 끌고 들어갔다. 이어서 큰 손이 조현희의 턱을 꽉 움켜쥐어 강제로 고개를 들게 하더니 농도가 높은 고춧물을 입속으로 쏟아부었다. 공포에 질린 조현희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조수민처럼 알레르기 체질인 조현희는 선천적으로 고추에 알레르기가 있었다. 이렇게 많은 고춧물은 조현희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양이었다. “으응... 이거 놔...” 조현희는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지만 그 사람들은 그녀에게 저항할 기회조차 주지 않은 채 고춧물을 한 잔 또 한 잔 계속해서 들이부었다. 기침을 심하게 해 얼굴이 붉어진 조현희는 몸도 통제 불능 상태가 돼 심하게 경련을 일으켰다. 다친 두 손으로 바닥을 힘없이 긁자 오싹한 소리가 났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조현희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도 멈추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심한 모욕을 퍼부었다. “수민 씨는 준빈 형이 가슴에 품고 사는 여자야. 그런데 감히 수민 씨를 건드려? 네 주제를 좀 똑바로 알아! 학교에서 왕따당한 적도 많다면서? 이 남자 저 남자 가리지 않고 몸을 섞은 주제! 준빈 형처럼 눈이 높은 사람이 어떻게 너같이 더러운 여자를 원하겠어? 이 고춧물 얌전히 다 마셔, 그럼 수민 씨에게 사과하는 셈 칠게. 안 그러면 더 심하게 할 거야!” 시야가 점점 흐려진 조현희는 의식도 서서히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마지막 힘을 다해 무의식적으로 그 사람의 이름을 불렀다. “성...” 하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머리 위에서 고막을 찌르는 듯한 조소가 들려왔다. “하하! 너 아직도 준빈 형이 널 구해주길 바라는 거야?” “이 고춧물, 준빈 형이 너에게 들이부으라고 시킨 거야. 네가 수민 씨를 해쳤으니 너도 똑같이 힘들어야 준빈 형도 속이 시원하지 않겠어? 자, 이제 옷 찢어서 사진 찍어 준빈 형한테 보내자, 준빈 형의 화도 풀게 해주자고!” 몇 명의 남자가 한꺼번에 달려들어 조현희의 드레스를 순식간에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옷이 흐트러진 조현희를 향해 그들은 미친 듯이 사진을 찍어댔다. 두 사람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완전히 의식을 잃을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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