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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신도현은 귀국 후 매일 밤을 새웠다. 출근도 퇴근도 항상 그가 가장 빨랐다. 집에 오기만 하면 정신이 흐려질 때까지 술을 들이켜 스스로를 무너뜨렸고, 오로지 술로 마음을 마비시키려 했다. 비서는 아침마다 그의 집에 들러 엉망이 된 거실을 치우는 게 일상이 되었다. 소파에 쓰러져 조하린의 이름을 중얼거리는 그 모습을 볼 때마다, 비서는 한숨부터 나왔다. ‘이럴 거면 애초에 그러지 말았어야지.’ 비서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업자득이라 여길 수밖에 없었다. 한편 그 시각, 조하린은 꽃잎이 흩날리는 공간 한가운데 서 있었다. 흰색에 파란 꽃무늬가 들어간 롱원피스를 입은 채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었고, 제시안은 정성껏 만든 백합 머리장식을 그녀 머리에 꽂아주고 있었다. 햇살 아래서 제시안은 다시 고백을 건넸다. “처음 당신을 봤을 때, 하린 씨는 내가 본 사람 중 제일 예쁜 여자라고 느꼈어요.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아요. 정말 하린 씨가 좋아요. 우리... 사귈 수 있을까요?” 여러 번 들었던 그의 진심은 조하린 마음 깊이 그대로 닿아 있었다. 며칠 함께 지내며, 그녀 역시 오래전부터 고개를 끄덕이고 싶었다. 따스한 볕이 내려앉은 가운데, 그녀 머리 위 백합 장식은 눈부신 빛을 머금었고, 포근한 온기가 온몸을 감쌌다. 조하린은 먼저 그의 손을 잡았고, 얼굴이 조금 붉어진 채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 집주인 아주머니 가족과 마린은 환호성을 질렀고, 둘을 둘러싸며 기쁘게 노래를 불렀다. 제시안은 기다렸다는 듯 바로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꽃잎이 끊임없이 흩날리며 두 사람의 새로운 시작을 축복하는 듯했다. ‘정말 다행이야, 아직 다시 시작할 용기를 잃지 않았어...’ 조하린은 속으로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렇게 3년이 훌쩍 흘렀고, 포도 농장에서는 그녀가 연구에 참여한 레드와인 ‘새 출발’이 출시되었다. 출시되자마자 곧바로 완판됐고, 대부분을 사들인 사람은 다름 아닌 신도현이었다. 그는 출시 소식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아예 재고를 모두 주문해버렸다. 와인이 도착하자 그는 즉시 한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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