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화
“...”
미소를 짓고 있던 임지영은 그 말에 표정이 굳었다.
하시윤은 눈을 크게 뜨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이내 상황을 이해하고는 너무 기뻐서 비명을 지를 뻔했다.
송해인은 담담히 말을 이어갔다.
“7년 전에 제가 입사할 때 회사와 10년 계약을 맺었습니다. 제가 직접 사직하지 않는 한, 연구개발부 부장 자리는 10년 동안 제 겁니다. 이틀 뒤부터 저는 정상적으로 출근할 겁니다.”
그리고 일부러 목소리를 조금 높였다.
“물론 임 비서님을 따르고 싶은 분들은 말리지 않겠습니다. 제가 대표님께 연구개발부 2팀을 설립하는 걸 제안할 거니까 남고 싶은 사람은 남고 가고 싶은 사람은 가면 됩니다.”
예전에 그녀는 모든 걸 한은찬을 위해서 했다면 이제부터는 오직 자신을 위해서 싸울 것이다.
연구개발부 부장 자리는 그녀가 피땀을 흘려 지켜낸 자리였다. 목숨까지 걸고 버텼던 자리인데 아무도 뺏어갈 수 없다.
송해인은 더 이상 임지영과 언쟁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 하고 곧장 자신의 사무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곳에는 그녀가 직접 설치해 둔 비밀 금고가 있었다. 안에 몇 가지 중요한 연구 자료가 들어 있었고 송해인은 오늘 그것들을 챙기러 온 것이다.
“잠깐만요!”
이나연이 악에 받쳐 송해인의 팔을 거칠게 붙잡았다.
“지금 송해인 씨는 사모님이라는 신분만 믿고 공과 사를 구분 못 하면서 지영 씨한테 개인감정을 푸는 거잖아요. 정말 뻔뻔하네요!”
순간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강형주는 얼굴을 찌푸리며 이나연을 떼어내려 다가갔지만 그보다 먼저 송해인이 냉정하게 팔을 확 치켜올렸다.
이나연의 손이 뿌리쳐지고 동시에 송해인은 그대로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
짝.
맑게 울린 소리에 사무실 안은 숨죽인 듯 조용해졌다.
강형주는 한참 넋을 놓고 송해인을 바라봤다. 그가 기억하는 송해인은 늘 부드럽고 점잖았으며 목소리를 높인 적조차 없었다. 그런데 지금의 송해인은 완전히 달랐다.
‘식물인간 상태에서 깨어나더니 이렇게 달라질 수도 있나...’
그는 얼른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봤다.
“다들 뭐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