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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공우 그룹의 권력 교체는 마침내 자리를 잡았다. 공현우은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회사를 떠나지 않고 이사회가 배정한 다소 낮은 직급의 고문직을 받아들였다. 그건 타협이라기보다 한동안 숨어 지내는 자숙이자 스스로에 대한 유배에 가까웠다. 그는 더 많은 시간을 들여 과거에 저질렀던 난장판을 정리하고 홍씨 가문과 관련된 법적 문제들을 처리하며 자신과 회사의 미래를 새로 들여다보려 했다. 하지만 마음속 깊은 곳의 공허함과 후회는 바쁨으로도 조금도 옅어지지 않았다. 최다인은 그의 가슴속에서 뽑히지 않는 가시였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 통증은 줄지 않고 오히려 더 선명해졌다. 그는 그녀를 영영 잃었을지도 모른다는 걸 알면서도 직접 얼굴을 보고 완전히, 숨김없이 참회하고 고백하고 싶은 충동은 시간을 거듭할수록 강해졌다. 최다인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에게 마침표를 찍고 자신이 망가뜨린 그 관계에 뒤늦은 장례를 치러주기 위함이었다. 그는 다시 런던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회사나 집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는 대신 정식 비즈니스 채널을 통해 최다인의 회사에 협력 논의 제안을 보내고 특히 아시아 부문 담당자인 최다인과 정식으로 비공식 면담을 요청했다. 물론 이유는 과거의 오해를 풀고 싶다는 명목이었다. 최다인은 초대장을 보자마자 바로 거절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비서가 말했다. “공현우 씨가 지금은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 실세는 아니어도 국내에선 영향력이 여전합니다. 바로 거절하면 너무 사적인 감정이 들어갔다는 거 다른 사람들도 눈치챌 수 있을 거예요.” 주은찬은 그 사실을 듣고 담담하게 말했다. “가서 만나봐요. 어떤 일들은 한 번은 정리해야 하니까요. 나는 아래층 카페에서 기다릴게요.” 그의 담담한 태도는 최다인을 조금 안심시키기도 했고 이제 정말로 과거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는 사실도 새삼 깨닫게 했다. 만남은 조용한 프라이빗 클럽 룸에서 이루어졌다. 최다인이 도착했을 때 공현우은 이미 와 있었다. 그는 전보다 조금 야위었고 얼굴에는 예전엔 없던 세월의 그림자가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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