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부모님과 뉴든 공항에 도착했을 때, 서로 결이 다른 건축물들이 늘어선 풍경을 보고서야 권시아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비로소 자신이 정말로 세원시를 떠났구나라는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비행기에서 내려 대기 구역을 바라본 순간, 정장 차림의 두 경호원이 자신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을 보고는 잠시 멈칫했다.
권정욱과 민혜진도 그 장면을 보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시아야, 혹시 미국에 아는 사람이 있는 거야?”
권시아는 고개를 저으며 두 사람을 멍하니 바라봤다.
두 경호원은 세 사람의 이동을 막아선 채 공손히 물었다.
“권시아 씨 맞으신가요?”
권시아는 경계하면서 부모를 몸 뒤에 숨겼고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네, 전데... 누구시죠?”
경호원은 그녀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다행입니다. 저희는 대표님 지시로 특별히 마중 나왔습니다.”
권시아는 눈을 치켜뜨고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대표님이 누구신데요?”
경호원은 적절한 미소를 지으며 손짓으로 가리켰다.
“지금 차 안에서 예 씨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가보시면 알게 될 거예요.”
두 사람은 말투는 온화했지만 그들의 위치는 이미 가족의 도망로를 단단히 봉쇄해 놓고 있었다.
사실 애초에 권시아는 도망칠 생각도 없었다.
“좋습니다.”
두 경호원의 인도로 그들은 벤틀리 한 대 앞에 섰다.
“시아 씨 혼자 이 차에 탑승해 주십시오. 부모님께서는 저희와 함께 다른 차를 타실 겁니다.”
그 말이 떨어지자 권정욱과 민혜진은 뒤쪽의 알파 차량으로 안내되었다.
권시아는 부모가 차에 오르는 모습을 보며 깊게 숨을 들이쉬고 차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는 순간, 그녀는 차 안에 앉아 있던 한 남자의 위엄 있는 기운을 또렷이 느꼈다.
검은색 맞춤 정장을 갖춰 입은 그는 머리도 단정하게 빗어 넘겼고 넓은 어깨와 가느다란 허리의 완만한 S라인, 그리고 얼굴에는 서늘한 기운이 배어 있어 고대 그리스의 조각상을 닮아 있었다.
한때 세원시 지하 세계의 실세였던 부승한이었다.
그 소리에 반응하듯 그가 고개를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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