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화
차문이 등 뒤에서 닫혔다.
권시아는 도망칠 수도 없어 조심스럽게 맨 바깥쪽 자리에 붙어 앉아 부승한과 거리를 두었다. 남자는 다리를 포개고 눈썹을 추켜올리며 한마디 던졌다.
“대표님? 그렇게 부르니까 왠지 서먹하네요. 내가 기억하기로 시아 씨는 내 이름을 불렀던 것 같은데? 왜 이제 와서 조신한 척해요?”
권시아는 그 무표정한 얼굴을 슬쩍 훑은 뒤 시선을 떨구었다.
“대표님, 그때는 제가 너무 어렸고 철이 없었습니다. 불편을 끼쳤다면 죄송해요.”
표정이 미묘하게 굳었지만 부승한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때 일은 내가 신경 쓰지 않았었죠. 지금도 신경 쓸 일이 아니고요. 그러니 내 앞에서 그렇게 예의 차릴 필요 없어요.”
잠깐 놀라긴 했지만 권시아도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부승한의 가슴속에 남아 있던 불편함이 오히려 짙어졌다. 지금의 권시아는 그가 기억하던 모습과는 너무 달랐다.
불편함을 덜어내기 위해 재킷 안 주머니를 뒤지며 담배를 꺼내려다 권시아의 얼굴을 보고는 멈췄고 결국 손을 내렸다.
“권씨 가문, 혹시 미르국으로 진출하려는 건가요?”
갑작스러운 말에 권시아는 이마를 찡그렸다.
“아니에요. 부모님께서 연세가 있어 편히 지낼 곳을 찾으려는 것뿐입니다. 저희 가족은 그저 평범하게살고 싶을 뿐, 부씨 가문과 맞서려는 의도는 전혀 없어요.”
그녀의 경계 섞인 대답은 이미 타오르던 부승한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듯 작용했고 그의 손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의자 팔걸이를 꽉 쥐어 나무가 부서질 듯했다.
“그런 뜻이 아니에요. 권씨 가문이 미르국에서 다시 시작하려 했다면 도와주려고 했습니다.”
이런 부승한의 말에 권시아는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전에는 그저 윤재우와 일이 있었을 뿐, 저는 앙심을 품고 무관한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인간이 아닙니다.”
부승한은 숨을 고르며 아무렇지 않은 척 물었다.
“윤재우는요? 그 사람도 미국으로 오는 건가요?”
다시 그의 이름이 언급되자 권시아는 이미 무감각해져 더 이상 아프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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