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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 ‘병이 꽤 심하네...’ 서나빈은 전화를 끊었다. 연시훈이 운전대를 잡은 채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왜 그래? 얼굴이 다 빨개졌네.” 서나빈은 볼을 만지작거리며 씩 웃었다. “난방 바람 때문에.” 연시훈의 집에 도착하자, 서나빈은 윤시헌에게 위치를 전송하고 가위손 사진 한 장 본인은 안 나오게 찍어 보냈다. 연시훈의 집은 유럽식 저택이었다. 문으로 들어서자 물이 마른 채 얼어붙은 분수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선생님!” 이때 미리 나와 맞이하던 한지민이 보였다. “나빈이 왔구나!” 한지민은 약간 비만한 체형이었고, 코트 안쪽으로 잡힌 군살이 드러났다. 둘은 큰 포옹을 나눴다. 연시훈은 양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느긋하게 지켜보았지만 시선은 내내 서나빈에게 머물렀다. 간단히 안부를 나눈 뒤, 한지민이 서나빈의 손을 이끌고 안으로 들어갔다. “전화로 새양나무 꽃 좀 따 가고 싶다 했지? 마침 뒤뜰 꽃이 한창이야. 실컷 따 가. 나는 치우기도 귀찮아.” “네, 겨우 돌아왔는데 국내는 아직 새양나무 꽃이 만개가 아니라서요. 여기 있다길래, 조금 챙겨 가 보려고요.” 얼마 지나지 않아 민서율과 강유진이 도착했고, 장설아는 오지 못했다. 몇 사람은 거실에 둘러앉아 샤부샤부를 끓여 먹었다. 모두 한지민의 아끼는 제자들이라 종종 연락하며 지냈다. 식사 후, 연시훈이 가지를 잘라 주겠다고 했지만 서나빈은 거절했다. 그의 눈빛에서 마음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꽃은 내가 직접 자를래.” 그녀는 가위를 꼭 쥐었다. 오후에는 햇살이 없었지만 하늘은 푸르렀고 다시 눈이 흩날렸다. 서나빈은 모자를 눌러쓰고 흰 장갑 낀 손에 가위를 든 채 뒤뜰에서 새양나무 꽃을 골랐다. 활짝 핀 것은 거르고 봉오리 위주로 십여 대를 잘라 낡은 신문으로 정성껏 감쌌다. 곁에서 도와주며 알려 주던 한지민은 좀 더 가져가라며 십여 대를 더 보태 주었다. 연시훈은 옆에서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분홍색 거위털 롱 패딩을 입은 그녀는 모자 아래서 꼭 요정 같았다. 얼음 바른 볼은 복숭앗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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